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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에 놀란 우리사회 ‘왕따보험’ 들기 시작했다

수정 2012.01.31 09:45입력 2012.01.31 09:45

자살까지 몰고가는 세태에 업계 신상품 출시 봇물

‘학교폭력’에 놀란 우리사회 ‘왕따보험’ 들기 시작했다 지난 12일 서울역 앞에서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주최로 열린 ‘폭력 추방 패륜 규탄 1000인 선언대회’에서 한 노인이 학교폭력 추방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있다.[사진:이코노믹리뷰 이미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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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하지 않으면 그 누구도 모른다. 표현하지 않으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알 수가 없다. 가장 가까운 부모조차 그같은 사실을 전혀 몰랐을 정도니 말이다. 지난해 대구에서 중학생이 아파트에서 투신해 생을 마감했다. 그가 세상과 결별한 이유에 대해 아무도 몰랐다.
급우들로부터 심각한 왕따를 당했었다는 유서 내용을 보기 전 까지… 이 사건 이후 많은 부모들이 가슴 아파 했고, 흥미롭게도 보험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왔다. ‘금이야 옥이야’ 키운 내 자식의 안전을 위해 부모들의 보험 가입 문의가 점차 늘어나고 있으니 그럴만도 하다. 보험업계에서 ‘왕따보험’이 새 화두로 떠올랐다고 하니 속내를 들여다보자.

#인천 남동구에서 사는 주부 박민옥(45) 씨는 최근 대구 왕따 중학생 자살 소식에 여간 놀란 게 아니다. 하나뿐인 외아들과 같은 나이인 중학생의 자살 소식에 그야말로 남의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조금 더 마음의 불안감을 덜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박씨는 지인의 소개로 아들을 위한 보험에 가입하면서 한시름을 덜었다. 폭력 피해에 의해 사망하거나 신체에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 300만원 지급이 보장된다. 아들의 이름을 적고 계약서에 사인을 하자니 씁쓸한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그나마 조금은 마음이 놓이는 것 같다.


‘학교폭력’에 놀란 우리사회 ‘왕따보험’ 들기 시작했다

최근 ‘왕따’와 관련된 이슈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면서 관련 법규에 대한 부모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법규가 없는 반면, 미국에서는 요즘 학교내 폭력을 방지하기 위해 폭력행위를 방관하거나 경찰에 신고하지 않는 경우라도 처벌할수 있는 내용의 초강력 왕따 방지법 법안이 추진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법안은 동료 학우에게 신체적인 상해를 입힌 가해 학생을 중범죄자로 규정하며, 이를 목격하고도 경찰에 신고하지 않거나 말리지 않는 이들도 처벌 대상에 포함하고 있다. 왕따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이 순간에도 한국사회에서는 별다른 대안이 보이지 않아 부모들의 근심걱정이 커지고 있다.


이에 법이 해결해 주지 않는다면 사보험에라도 기대보겠다는 보상심리에 부모들이 일명 ‘왕따보험’에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0여 년 간의 보험업계 변화를 살펴보면 2008년 안양어린이 실종사건 이후에도 유괴·납치 등을 보장해 주는 보험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손해보험업계는 3월초 신학기의 시작까지 앞둬 ‘왕따보험’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새로운 학교생활의 시작뿐 아니라 이 시기,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어린이들의 바깥활동이 늘어나게 돼 이에 대한 대비가 더욱 필요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맞벌이 부부의 증가로 자녀들을 돌볼 사람이 없는 가정이 많아 어린이들이 사고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때문에 어른의 사고나 재해에 집중돼 있던 보험이 어린이들을 중심으로 시장의 확대가 이뤄지고 있으며, 최근들어 빈번히 발생하는 학교폭력, 납치 등에 대한 피해보상을 지급하는 보험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지난 몇 년 동안 업계에서 출시됐던 어린이 보험이 최근 ‘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 이후 더욱 눈길을 끌고 있으며, 최대 300만원에서 왕따 위로금까지 지급하는 등 보장 내용 또한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학교폭력’에 놀란 우리사회 ‘왕따보험’ 들기 시작했다

삼성화재-강력범죄·유괴까지 보장 넓혀
삼성화재의 ‘엄마맘에쏙드는’ 자녀보험은 2011년 9월에 출시된 상품이지만 ‘왕따’ 문제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지난해 연말부터 더욱 큰 관심을 모았다. 학원 폭력 등에 대한 주요 보장내용으로는 강력범죄 위로금, 유괴납치 위로금, 학원폭력 위로금 등이 있으며 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위험을 보장하는 담보도 마련돼 있다.


강력범죄 위로금은 피보험자가 일상생활중에 약관에 정한 강력범죄에 의하여 사망하거나 신체에 피해가 발생하였을 경우 100만원을 지급한다. 유괴납치 위로금은 피보험자가 타인에 의해 유괴, 납치, 불법감금 등으로 억류상태에 놓이게 되어 관할 행정기관에 신고한 시점부터 72시간이 경과한 시점까지 구출 또는 억류 해제 되지 않은 경우에 해당하며 10만원이 지급된다.


학원폭력 위로금은 일상생활 중 제 3자에 의해 약관에 정한 물리적 폭력행위를 당함으로써 신체상해를 입으면 50만원 까지 보장해 준다. ‘엄마맘에쏙드는’ 자녀보험은 부모와 아이가 원하는 보장 내용에 따라 컨셉 설계가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삼성화재 측은 “자녀보험이 잘 팔리는 시기는 신학기지만 사실 대부분 가입 나이가 태아에서 2세가 50%이상”이라며 “그러나 대구 왕따 사건 이후 문의는 많이 들어오고 있어 아직은 지켜보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학교폭력’에 놀란 우리사회 ‘왕따보험’ 들기 시작했다

동부화재-전치 4주이상 최대 300만원 보상
지난해 2월에 출시된 동부화재의 ‘스마트 아이사랑보험’은 출시 당시 우리나라 대표적인 환경 질환인 아토피 피부염이나 알레르기성 비염, 천식, 급성기관지염 등에 대한 입원일당을 업계 최초로 보장했다. 특히 ‘스마트 아이사랑보험’은 폭행이나 강도 등으로 전치 4주 이상의 피해를 보면 최대 300만원 한도 내에서 이를 보상하고 있다.


최근 학교 폭력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언론에 보도되자, ‘스마트아이 사랑보험’에 대한 고객의 문의 전화가 급증했다. 실적면에서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11년 12월 기준, ‘스마트 아이사랑 보험’은 10개월 만에 10만 건 가량 판매가 됐다. 동부화재 측은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당한 자녀의 피해를 보상할 수는 없겠지만 물질적으로 다소나마 도움이 될 것 같아 호응이 좋은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고 밝혔다.


‘학교폭력’에 놀란 우리사회 ‘왕따보험’ 들기 시작했다

LIG손보- 따돌림 위로금 등 생활리스크 통합 보장
LIG손해보험이 내놓은 ‘LIG희망플러스자녀보험’은 2008년 11월 첫 출시된 이후 연간 7만건 이상이 판매되고 있는 스테디셀러 상품이다. 이 보험은 출생에서 성장, 노후까지 자녀의 리스크를 보장할 수 있는 올커버링(All Covering) 상품이라 할 수 있다.


영유아기에 발생할 수 있는 출생 위험과 선천성 장애부터 아동기에 발생하기 쉬운 골절과 화상을 비롯한 상해, 청소년기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질병과 암까지, 성장과정별 맞춤 플랜을 제공해 자녀의 생활리스크를 통합 보장하는 점이 특징이다.


최근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유괴, 납치 범죄와 학교폭력 등과 관련한 위로금도 지급하고 있다. 자녀의 유괴나 납치 사고 시 1일당 10만원씩 최장 90일까지 지급되는 위로금으로 금전적 보조를 받을 수 있다. 또 학원폭력과 집단 따돌림에 대해서도 위로금을 지급한다.


물리적 폭력행위를 당해 상해를 입은 경우, 회당 100만원의 위로금을 지급하며, 정신 및 행동장애로 4일이상 입원시 1일당 10만원을 지급한다. LIG손해보험 관계자는 “최근 학교 폭력과 집단 따돌림 문제가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이와 관련해 피해 보상이 가능한지에 대한 고객들의 문의가 잦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학교폭력’에 놀란 우리사회 ‘왕따보험’ 들기 시작했다

메리츠화재-자녀 질병·상해 100세까지 보장
메리츠화재의 ‘우리아이 성장보험 M키즈’는 어린이보험 최초로 진단비와 치료비를 100세까지 보장한다. 자녀의 신체 성장과 더불어 안정적인 학습활동을 보장하는 담보들로 구성돼 있다.


먼저 업계 최초로 요즘 아이들에게 많은 아토피 피부염, 중이염, 축농증으로 인한 입원시 일당을 지급하고, 성장판을 손상 시키는 등의 성장장애를 유발하는 질병 및 사고까지 보장한다. 여기에 아이의 정서안정을 위해 정신 및 행동장애에 대한 치료도 보장한다. 인신매매위로금 200만원, 학원폭력 치료비 50만원으로 1회성 담보가 아니라 사고 건마다 지급한다.


2011년 1월 출시 이후 1년간(2011년 12월 기준) 총 4만6954건으로 27억7800만원(초회 보험료기준)의 실적을 기록했다. 최근 사회적인 이슈를 반영해 학교폭력에 대한 담보도 인기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학교폭력’에 놀란 우리사회 ‘왕따보험’ 들기 시작했다

현대해상-폭력에 의한 사망·상해 300만원 지급
현대해상의 ‘하이라이프굿앤굿어린이CI보험’의 폭력피해보험금은 폭력에 의해 사망하거나 신체에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에 300만원을 지급한다. 미성년자 성폭력범죄피해보험금도 마련돼 있다.


성폭력범죄의 피해자가 되어 수사기관에 신고, 고소, 고발 등이 접수되고 검찰의 처분결정이 내려진 경우 300만원을 보상해 준다. 타인에 의해 유괴, 납치, 불법감금 등으로 억류 상태에 놓이게 돼 3일 이상 구출이나 억류해제 되지 않은 경우 90일 한도로 매일 15만원을 지급하는 보장도 있다.


현대해상측은 “최근 학교 내 청소년 폭력 피해 문제와 관련한 가입상담 문의가 많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라며 “기존 가입자들도 청소년 폭력 피해로 인한 보상 가능 여부 문의도 늘고 있다”고 밝혔다.


‘학교폭력’에 놀란 우리사회 ‘왕따보험’ 들기 시작했다

한화손보-학교폭력 상해땐 100만원 위로금
한화손해보험의 학교폭력 보장 상품에는 ‘아이드림보장보험1201’, ‘한아름플러스종합보험’이 있는데 각각 2011년 2010년에 판매를 시작했다. 이 상품 역시 출시 당시에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최근 고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제3자에 의해 물리적 폭력행위를 당함으로써 상해를 입은 경우 100만원을 지급하며, 15세 미만도 가입할 수 있다. 학교폭력 발생금인 만큼 보험금 청구시 구비서류 및 관할경찰서의 폭력사고 확인서가 필요하다.


그린손보-폭력 특별약관 운영 계약금액 지급
그린손해보험은 아이조아보험(어린이보험), 원더풀S보험(통합형보험)에서 ‘학교폭력 보상금보장 특별약관’을 운영하고 있다. 보험증권(보험가입증서)에 기재된 피보험자(보험대상자)가 이 특별약관의 보험기간 중에 일상생활중 제3자에 의해 물리적 폭력행위를 당함으로써 신체에 상해를 입은 경우 보험사측에 관할경찰서의 폭력사고 확인서를 제출하면 보험증권(보험가입증서)에 기재된 금액을 학교폭력보상금으로 보험수익자(보험금을 받는 자)에게 지급한다.

보험연구원측은 최근 왕따 관련 보험이 이슈가 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자식을 위해 보험을 드는 부모들의 수요가 많아질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이것이 일시적일지 장기적일지는 확신할 수 없다”며 “어린이 보험에 대한 역사가 짧아 근거 자료가 없고, 이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가 최근 눈길을 모으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연구원측은 “향후 어린이 보험이 성장할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라며 “저출산 시대에 부모들에게는 아이의 건강과 장래에 대한 보장의 욕구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왕따를 당했던 중학생이 자살해 모든 이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것과 같이 사회환경이 변해가고 있기 때문에 자식을 위해 보험에 눈을 돌리는 부모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아동전문가들은 “어린이들이 학교폭력이나 사고의 위험을 경험하게 되면 정신적인 트라우마가 평생 깊은 상처로 남을 수 있다”며 “보험이라는 임시적인 방편에 의존하기 보다는 사전에 학교폭력을 예방하는데 힘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코노믹 리뷰 이효정 기자 h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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