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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오늘 옥상으로 망명한다"‥예술인들의 경계 허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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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래동 대안예술공간 '이포'의 지역연계 예술 프로젝트 '옥상민국-옥상 끝에서 세상을 외치다'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우리는 오늘 옥상으로 망명한다"‥예술인들의 경계 허물기 14일 문래도 대안예술공간 '이포'가 진행하는 지역연계 예술 프로젝트 '옥상민국전'에서 한 참여작가가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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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마다 도시민들은 알 수 없는 이명에 시달린다. 가늘고 나즈막하게 간헐적으로 귓전을 파고드는 소리에 사람들은 잠을 못 이룬다. 출처도 분명치 않고, 그렇다고 완연한 구호도 함성도 비명도 아닌 소리다. 소리의 근원을 아는 이들은 거의 없다. 어디서 오는 소리일까 ? 소리의 진원지는 '옥상'이다. 모두가 잠든 시간, 옥상으로 올라온 30여명의 예술가들이 내는 외침이다. 이들은 망명객을 자처하며 대한민국 수도 '서울' 한복판에 임시정부를 세운다. '옥상민국'이다. 서울을 기점으로 5대 광역시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망명정부의 지역 권력이 속속 창출됨에 따라 본격적인 '옥상정치'시대가 열린다." 무위 예술가 이미정의 '옥상민국' 선언 내용이다.

"우리는 오늘 옥상으로 망명한다"‥예술인들의 경계 허물기 이번 옥상민국전은 회화, 페인팅, 퍼포먼스, 영상 등 미디어아트, 기록사진, 조형물 등이 총 망라된 컬러보래이션 형태로 진행된다.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대안예술공간 '이포'에서 오는 4월4일까지 지역연계 예술 프로젝트 '옥상민국-옥상 끝에서 세상을 외치다' 서울전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 지역연계 예술프로젝트는 장르간, 작가간, 지역간 예술인들의 연대와 경계 허물기를 시도한다.


14일 참여작가들은 '건국파티'를 열고 회화, 퍼포먼스, 기록사진, 조형물, 페인팅, 미디어 아트 등의 전시에 들어갔다. 이들은 문래예술창작촌에 거주하는 10여명의 작가와 20여명의 창작촌 외부 작가들이 구성돼 있다. 이처럼 장르·작가·지역간 협업을 이루며 다소 풍유적인 성격의 전시를 이룬다.

이들은 '옥상'이라는 하나의 모티브에도 불구하고, 서로 다른 장르의 표현방식과 주제를 가지고 현실적 발언을 이어간다. 이들은 옥상으로까지 밀려난 도시의 주거공간문제를 다루는가 하면 옥상 끝에 이르른 삶의 위기를 표현하기도 한다. 옥상민국 서울전의 디렉터인 박지원씨는 "당초 부산에서 첫 제안이 이뤄졌으며 '옥상'이라는 모티브를 공유하면서도 5대 광역시에서 각자 자기 단위 실정에 따라 다른 주제의식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옥상은 평소 쓰지 않는 공간이다. 그 옥상 끝에 선다는 것은 위험천만한 행위다. 바로 작가들은 삶의 위기에 처한 세상에 대해 솔직하고 상상력 넘치는 예술활동으로 현실을 발언하고자 한다. 그 발언은 작품이 되고, 작품은 전시로 이어지며 예술과 삶의 소통을 실험하고 실천하게 된다."


그러나 작가들의 발언은 일체화된 함성으로 나타나지는 않는다. 함성은 예술작품마다 '따로 또 같이' 예술적 언어로 표현되고, 각기 형태가 다른 소리로 세상에 퍼져 나간다. 이 소리는 바로 예민한 사람들이 한밤중에 듣는 이명현상으로 전이된다.


현재 이들의 지역연계예술 프로젝트는 이전과 개념이 약간 다르다. 대개 지역연계예술 프로젝트라고 하면 예술가들이 주거지 내 지역민들에게 예술 향유권을 충족시켜주기 위해 전개하는 문화 프로그램을 말한다. 그러나 이번 프로젝트는 장르와 작가, 지역이 결합하는 형태를 취한다. 훨씬 광범위해진 셈이다.


문래예술창작촌은 과거 문래동 지역에 자리잡고 있던 소규모 철공소 등 공장이 빠져 나간 자리에 예술가들이 모여 들어 예술촌을 형성하고 있다. 따라서 낡은 도심을 새로 차지한 만큼 도리상 이들에겐 세상과 소통하고, 지역민들의 문화 욕구를 충족시켜줘야 한다는 의무가 부여돼 있다. 이번 전시는 평소의 의무감 대신 좀 더 폭넓은 발언을 시도함으로써 세상과의 소통이라는 새로운 실천을 내보인다. 한편 전시 기획자와 작가 등은 이번 전시를 다룬 책 '옥상의 정치'(갈무리)도 발간한다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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