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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남이가’, 김기춘-구원파 악연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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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초원복국집 ‘관권선거’ 아킬레스건 자극…묘한 뉘앙스, 과거 인연 암시 중의적 표현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우리가 남이가!’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의 ‘메시지 정치’가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구원파 본산인 경기도 안성 금수원은 언론의 시선이 집중된 공간이다. 금수원 정문 앞에는 수많은 방송, 신문 기자들이 진을 치고 있다.

구원파는 정문에 ‘김기춘 실장, 갈 데까지 가보자!!!’는 플래카드를 붙여 화제를 모았다. 김기춘 실장은 박근혜정부 최고 실세로 불리는 대통령 비서실장이다. 검찰이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 수사에 힘을 쏟는 상황에 뜬금없이 ‘김기춘’이라는 이름이 등장했으니 여론의 시선을 모으기 충분했다. “어떤 사연이 있기에 그 사람 이름을 언급했을까?”


사람들의 궁금증을 한껏 자극한 그 문구는 톡톡한 광고효과(?)까지 봤다. 금수원 관련 뉴스를 전하는 방송과 신문은 싫든 좋든 정문 앞에서 찍은 장면을 영상과 사진으로 내놓고 있는데 그때마다 ‘김기춘 실장, 갈 데까지 가보자’라는 내용이 함께 노출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남이가’, 김기춘-구원파 악연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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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구원파는 검찰 진입을 허용하며 ‘우리가 남이가’라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금수원 정문 앞에 내걸었다. 일반인의 궁금증을 다시 한 번 자극한 ‘메시지’였다.


‘김기춘 실장, 갈 데까지 가보자’와 ‘우리가 남이가’라는 문구는 사연이 있다. 구원파는 유병언 일가에 대한 수사를 ‘종교탄압’이라는 프레임으로 몰아가고 있다. 자신들은 억울하게 당한 피해자이며 권력이 자신들을 탄압한다는 식으로 분위기를 몰아가는 것이다.


구원파가 1991년 오대양 사건 재수사 때문에 위기에 직면했을 때 당시 김기춘 실장과의 악연은 시작됐다. 당시 법무부 장관이 바로 김기춘 실장이다. 구원파는 당시에도 ‘종교탄압’이라는 논리로 반발했다.


‘우리가 남이가’ 논란은 한국 정치 역사에서 지역감정을 자극해 표심을 왜곡한 대표적인 사례로 거론되는 사건이다. 구원파가 김기춘 실장의 정치적 아킬레스건을 자극하고 나선 것은 '종교탄압' 프레임에 활용하겠다는 포석이다.


‘우리가 남이가’ 사건은 1992년, 지금부터 20년도 더 지난 옛날 얘기로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던 시절의 얘기다. 법무부 장관 출신인 김기춘 실장은 여당인 김영삼 민자당 대선후보 승리를 위해 부산 초원복국집에서 지역 기관장들을 모아 놓고 지역감정을 자극했다.


당시 자리에서는 “우리가 남이가, 이번에 안 되면 영도다리에 빠져 죽자”는 얘기가 오갔다. 정주영 후보 측에서 당시 모임을 도청해서 폭로했고, 1992년 대선을 흔든 쟁점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불법 관권선거 논란보다는 도청 문제가 부각되면서 김영삼 후보가 기사회생할 수 있었다. ‘우리가 남이가’ 논란은 전국적인 비판을 받았지만, 역으로 영남권의 결집을 가져와 김영삼 후보가 여유 있게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우리가 남이가’, 김기춘-구원파 악연의 비밀


‘우리가 남이가’ 논란이 지역감정을 자극한 대표적인 사건으로 거론되지만 한국 정치사에서 악의적인 지역감정을 자극한 사례는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효상 전 국회의장은 1971년 박정희 대통령 당선을 위해 지역감정을 한껏 자극했다.


그는 “경상도 대통령을 뽑지 않으면 우리 영남인은 개밥에 도토리 신세가 된다” 등의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켰다. 그는 선거 때마다 영호남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발언을 해 논란의 주인공이 됐다. ‘우리가 남이가’ 논란의 원조 격인 셈이다.


‘우리가 남이가’라는 말은 묘한 뉘앙스가 담긴 중의적 표현이기도 하다. 친분관계를 상징하는 표현으로 느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유병언 전 회장은 1980년대 전두환 정권에서 승승장구했고, 민정당 뒤를 이은 민자당에서 재정위원으로 자금줄 역할을 맡기도 했다. 김기춘 의원은 민자당의 뒤를 이은 신한국당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바 있다.


구원파 측의 ‘우리가 남이가’라는 플래카드가 묘한 뉘앙스를 풍기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우리는 남이 아니었다”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 것이다. 구원파는 앞서 “김기춘 실장, 갈 데까지 가보자”면서 아킬레스건을 건드릴 것이란 점을 이미 예고한 바 있다.


‘갈 데까지 가보자’는 구원파와 이를 지켜보는 김기춘 실장의 악연, 그 끝은 무엇이 될지 궁금하다.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정정 및 반론 2>


본 언론사는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보도에 대하여, 기독교복음침례회 교단 및 유병언 전 회장의 유족과 합의를 통해 다음과 같이 두 번째 통합 정정 및 반론보도를 게재합니다.


1. 오대양 사건 및 5공화국 유착 관련 보도에 대하여
기독교복음침례회 및 유병언 전 회장이 오대양 사건과 관련이 있다는 보도와 유 전 회장이 1980년대 전경환 씨와의 친분 및 전두환 대통령 시절 5공화국과의 유착관계를 통해서 유람선 사업 선정 등 세모그룹을 급성장시켰다는 보도는 1987년과 1989년 그리고 1991년 검경의 3차례 집중적인 수사를 통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으며, 2014 년 5월 21일 인천지검에서 공문을 통해 관련 없음을 확인해 준 바 있습니다.


2. 구원파의 교리 폄하 및 반사회적 집단 이미지 보도에 대하여
일부 언론은 기독교복음침례회 교리는 ‘한번 구원 받으면 무슨 죄를 지어도 상관없고 회개도 필요 없으며, 유병언 전 회장의 사업이 하나님의 일이며 회사에서 열심히 일 하는 것이 구원이고 예배라는 교리를 가졌다’고 보도하였으나 해당 교단은 그런 교리를 가진 사실이 없다고 밝혀왔습니다.


3. 이준석 선장을 비롯한 선원들이 구원파 신도라는 보도에 대하여
세월호 사고 당시 먼저 퇴선했던 세월호 선장 및 승무원들은 모두 기독교복음침례회 신도가 아니며, 다만 승객을 먼저 대피시키다 사망하여 의사자로 지정된 故정현선 씨 와, 승객을 구하다가 의식불명 상태로 구조된 한 분 등, 2명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4. 구원파의 내부 규율 및 각종 팀 관련 왜곡선정 보도에 대하여
일부 언론의 “유병언은 금수원 비밀팀이 살해”, “투명팀이 이탈 감시했다” 등 기독교복음침례회 교단을 살인집단이나 반사회적 집단으로 호도하는 보도는 전혀 확인 된 사실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5. 기독교복음침례회에서의 유병언 전 회장 지위 관련 보도에 대하여
기독교복음침례회는 유병언 전 회장이 1970년대 극동방송국 선교사(미국 TEAM선교회 소속)들로부터 목사 안수를 받은 사실은 있으나 교단 내에서 교주도 총수도 아니며 해 당 교단은 평신도들의 모임으로 목사가 없음을 밝혀왔습니다.


6. 금수원 관련보도에 대하여
금수원에 땅굴을 비롯해 지하벙커가 있다는 보도는 검찰 조사 결과 사실무근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그리고 금수원은 기독교복음침례회 신도나 외부인들도 자유롭게 출입 가 능한 곳으로 폐쇄적인 장소가 아니며, 금수원 내에 불법 시설은 대부분 비닐하우스였고, 곧바로 시정 조치를 하였으며, 금수원 내에서 발견된 치과시설은 유 전 회장 개인 진료와 무관한 과거 교인들의 주말 봉사 진료를 위한 시설인 것으로 밝혀왔습니다.


7. 유병언 전 회장의 정관계 로비설 및 경영개입 보도에 대하여
‘유병언 키즈’나 ‘유병언 장학생’은 존재한 사실이 없으며, 이용욱 전 해경국장은 현 기독교복음침례회 신도가 아니며, ‘높낮이회’는 유 전 회장 경영 개입과 무관한 관련 회사의 친목 모임이라고 알려왔습니다. 또한 검찰 수사결과, 유병언 전 회장이 채규정 전 전북부지사를 통하여 로비를 하거나 50억 상당의 골프채 등을 통한 정관계 로비했다는 설은 사실 무근이며, 세모 그룹은 1997년 부도 이후 적법한 법정관리를 절차를 밟아 회생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8. 유병언 전 회장 작명 관련 보도에 대하여
일부 언론은 ‘세월호’의 이름이 세상을 초월한다는 의미라고 보도했으나 ‘세월(世越)’이 아닌 ‘흘러가는 시간’을 뜻하는 세월(歲月)이며, 유병언 전 회장의 작가명 인 ‘아해’는 ‘야훼’가 아닌 어린아이를 뜻하며 기업명인 ‘세모’는 삼각형을 뜻하고, 안성 ‘금수원’의 ‘금수’는 짐승을 뜻하는 ‘금수(禽獸)’가 아닌 ‘금수강산 ’에서 인용하여 ‘비단 금(錦), 수놓을 수(繡)’를 뜻하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9.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의 유병언 전 회장 도피 관련 보도에 대하여
유병언 전 회장의 밀항 및 망명 보도는 검찰 수사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그리고 유병언 전 회장의 사망 날짜가 확인됨에 따라 기독교복음침례회에서 조직적인 도피 지원을 한 사실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또한 기독교복음침례회에서 ‘엄마’라는 호칭은 특정 직책이 아닌 나이든 여신도를 편하게 부르는 말이라 고 알려왔습니다.


10. 유병언 전 회장 사진 관련 보도에 대하여
유병언 전 회장의 사진이 담긴 달력이 500만원에 판매되거나 기독교복음침례회 신도들에게 강매된 사실이 없으며, 인터넷에 4만원에 거래된 것은 사진 작품이 아닌 사진 이 담긴 엽서 등과 같은 제품이며, 유 전 회장이 루브르 박물관 등에 기부한 것은 맞지만 그것을 대가로 전시회를 개최한 것이 아니라고 알려왔으며, 해당 박물관에서도 동 일한 입장을 발표하였습니다.


11. 유병언 전 회장 재산 및 대출 관련 보도에 대하여
유병언 전 회장 일가 재산으로 보도된 2400억의 상당부분은 기독교복음침례회 교인들로 구성된 영농조합 법인 소유이며, 미국 팜스프링스 인근 부동산 역시 유 전 회장과 는 무관한 것으로 밝혀왔습니다. 또한 금수원 인근 아파트 240여 채는 유 전 회장의 차명 재산으로 볼 수 없다고 법원 판결이 났음을 알려드립니다. 또한, 특정 신협을 사 금고로 이용하거나 일부 금융기관으로부터 4천억 가량의 비정상적인 대출을 받은 사실도 없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12 김혜경 씨 관련 보도에 대하여
김혜경 씨는 유병언 전 회장의 비서를 역임하거나 비자금 관리를 한 사실이 없으며, 유 전 회장은 “김혜경이 배신하면 우리는 다 망해”라는 발언을 한 사실이 없으며 이 것은 한 사람의 확인되지 않은 주장임을 밝혀왔습니다.


13. 유병언 전 회장 신도 지시 보도에 대하여
유병언 전 회장이 미국 쇠고기 관련 촛불시위를 지시한 사실이 없으며, 세월호 사고 직후 기독교복음침례회 신도들에게 SNS를 통해 정부의 공격에 대응하라는 지시를 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14. 기독교복음침례회 모금 관련 보도에 대하여
유병언 전 회장의 사망 시점이 확인되어 기독교복음침례회에서 모금한 60억은 유병언 전 회장의 도피와 무관함이 밝혀졌으며, 세월호 진상 규명을 위해 모금한 5억 중 일 부를 빼돌린 사실은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15. 유병언 전 회장 개인 신상 보도에 대하여
유병언 전 회장의 가방에서 발견된 다섯 자루의 권총은 검찰수사 결과 모두 실제 사용이 불가능한 장식용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또한 유 전 회장은 다수의 여 인들과 부적절한 관계였거나 신도들의 헌금을 착취한 사실이 없으며 해당 보도는 일부 패널들의 일방적인 주장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법정 제재 조치를 받은 바 있습 니다.


기독교복음침례회 측의 좀 더 자세한 입장을 ‘구원파에 대한 오해와 진실 (http://klef.co.kr)’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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