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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주민들 "불안하지만 집값 때문에…"

수정 2014.08.06 15:23입력 2014.08.06 11:27

5일 석촌호수 서호 인근 깊이 5m 대형 싱크홀 발생

[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 "펑 소리가 나고 땅에 구멍이 뚫려 사진을 찍었는데 찍자마자 발 앞에 도로가 더 무너지면서 구멍이 커졌다. 순간 등골이 오싹했다."


서울 잠실 석촌호수 인근에 잇따라 싱크홀이 발생하면서 인근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5일 싱크홀 발생을 목격한 이영빈(33)씨는 "원인에 대한 말들이 많지만 원인이 뭐든 간에 서울 한복판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는 자체가 말이 안 된다. 너무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번 싱크홀 발생지점 바로 앞 지상 5층 건물을 관리하고 있는 이장선(54)씨는 "어제 갑자기 가스냄새가 나서 직원들이 다 대피했다. 나중에 싱크홀이 생기면서 땅속 가스냄새가 올라온 것이라고 들었다"며 당시 놀랐던 상황을 전했다. 그는 "어제 싱크홀이 생기면서 건물 앞 콘크리트 일부분이 눈에 띄게 내려앉았다"며 "지하철 9호선 공사 중인 삼성물산에 공사 이전 건물안전진단 자료를 요청했다. 현재 건물상태가 더 위험해진 건 아닌지 이전과 비교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잠실 주민들 "불안하지만 집값 때문에…" 5일 석촌호수 서호 인근에 발생한 씽크홀 바로 앞 건물의 관리자는 "씽크홀이 발생하면서 건물 앞 인도 콘크리트 일부에 균열이 생겼다"고 말했다.


석촌호수 인근 싱크홀 발생은 지난 6월 이후 벌써 4번째다. 더군다나 그간 석촌호수 동호 쪽에서만 발생했던 싱크홀이 서호 쪽에서는 처음 발생한 데다 규모가 가로 8m, 세로 2.5m, 깊이 5m로 가장 크기 때문에 주민들의 불안이 더 커지고 있다. 이번 싱크홀 발생지점으로부터 불과 한 블록 떨어진 곳에 거주하는 김모(53)씨는 "딸이 뉴스 보고 전화 와서 석촌호수 인근에 차 타고 다니지 말라고 했다"며 "벌써 몇 번째인지 언제 더 큰 구멍이 생길지 불안하다"고 말했다.

현재 싱크홀은 통행차량 안전 및 상수도관 파손 등 2차 사고 방지를 위해 되메우기를 한 상태지만 원인을 모르니 더 불안한 상황이다. 싱크홀 발생지점 건너편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최모(54)씨는 "동네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당장 위험하니 구멍은 막았지만 정밀검사를 해서 원인을 빨리 규명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인근을 지나던 택시기사 안모씨는 "잠실 인근은 불안해서 안 오고 싶지만 손님이 가자고 하면 어쩔 수 없이 온다. 석촌호수 주변 지날 땐 땅을 유심히 보게 된다"며 "장마 지나고 나면 땅이 꺼지고 하는 일이 있는데 올해는 비도 많이 안 왔는데 이런 사고가 생기니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인근 집값이 오르는 데 가장 크게 기여했던 지하철 9호선과 제2롯데월드가 싱크홀 발생의 원인으로 추정되면서 자칫 집값에 영향을 줄까 쉬쉬하는 분위기도 있다. 석촌동에서 10년째 식당을 운영 중인 박모(63)씨는 "주민들이 많이들 불안하면서도 집값이 떨어질까봐 말을 아끼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인터뷰를 한사코 거절하던 한 주민도 "집값 떨어지는 것 때문에 매스컴에 말 안 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고발생 지점 14m 아래에서는 서울 지하철 9호선 공사가 진행 중이며 제2롯데월드와는 직선으로 1km 떨어져 있다. 서울시는 4일 "도로 하부에 지하철 공사와 하수박스 등 여러 시설물이 혼재해 있어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는 데 7~10일이 소요될 것"이라며 "제2롯데월드와의 관련성도 조사는 해봐야겠지만 다소 멀다는 전문가의 의견이 있다"고만 밝혔다. 지하철 9호선 공사를 맡고 있는 삼성물산 측도 "현재 원인 조사 중이다. 추정되는 건 없다"고만 답했다.




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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