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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에 입 연 中 '폐지여왕'…"폐지 수입 안늘리면 업계 미래 불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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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에 입 연 中 '폐지여왕'…"폐지 수입 안늘리면 업계 미래 불확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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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내수 폐지만으로 버티는 데는 한계가 있다. 시장을 지키기 위해 폐지 수입 허가량을 늘려달라" 중국의 '폐지 여왕'이 정부 당국을 향해 입을 열었다. 환경보호를 위한 재활용 폐기물, 특히 폐지 수입 규제를 완화해달라는 것이다. 주인공은 중국 최대 제지기업 나인드래곤페이퍼(주룽제지/玖龍造紙 / 이하 NDP) 창업주인 장인(張茵·사진) 회장이다.


당국에 입 연 中 '폐지여왕'…"폐지 수입 안늘리면 업계 미래 불확실"

24일 국내외 제지업계 등에 따르면 장 회장은 지난 달 26일 홍콩 원하버스퀘어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중국 내 재활용률이 개선돼 내수 폐지 공급 상황은 나아지고 있으나 수입 폐지 부족에 따른 전체적인 수급 불안을 보완하기는 어렵다"면서 당국에 이 같이 촉구하고 "업계는 불확실한 미래를 우려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은 환경보호 기조에 따라 폐지 등 재활용 폐기물의 수입을 대대적으로 규제하고 있다. 중국이 지난해 수입한 폐지는 약 1700만톤으로 전년(약 2570만톤)의 절반 수준이다. 중국 업계에서는 올해 수입 허가량이 1200만톤을 밑돌 것이며, 조만간 '제로(0)'가 될 것이란 얘기도 나돌고 있다.


NDP 등 주요 제지업체들은 미국 내 자회사를 세워 수급상황을 보완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해 대응하고 있지만 수입 폐지에 대한 의존도가 워낙 컸던 탓에 생산 및 국내외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수 폐지의 질이 낮아 품질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라고 한다.


장 회장은 중국 내 대표적인 자수성가 기업인이다. 생계를 위해 1980년대 홍콩에서 시작한 폐지수거 사업으로 지금의 회사를 일궈 '폐지 여왕'으로 불린다. 폐지는 NDP의 주력 생산품목인 골판지 등의 원재료다.


장 회장의 지난해 기준 자산은 약 470억 위안. 우리 돈으로 7조9300억여원이다. 란쓰커지(藍思科技) 저우췬페이(周群飛) 회장, 룽후(龍湖)부동산 우야쥔(吳亞軍) 회장, 푸화(富華)그룹 천리화(陳麗華) 회장에 이어 중국 내 4번째 여성 부호로 손꼽힌다.


공산당 소속인 장 회장은 당내 영향력 또한 막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래서 '붉은 자본가'로도 불린다. 국내 업계 관계자는 "장 회장의 말 한 마디로 중국 당국의 정책이 당장 바뀌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장 회장 정도의 인물이 내는 목소리는 업계를 넘어 중국 재계를 대표하는 것으로 간주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어느정도 영향을 미칠 수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 세계 폐기물 수입의 50%를 책임지던 중국의 정책은 우리 시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상반기 대(對)중국 폐지 수출량은 20만2900여톤으로 전년동기 대비 27%나 줄었다. 중국으로 넘어가지 못한 폐지가 남아돌면서 지난해 하반기 OCC 폐골판지 가격은 1kg 당 60원대로 전년 대비 50% 넘게 내려갔다.



국내 주요 제지업체들, 특히 골판지 업체들은 지난해 글로벌 펄프 가격의 고공행진 등 여러 악재 속에서도 폐지 가격 급락으로 의외의 영업호조를 보였다. 가격이 자꾸 떨어지는 바람에 재활용 업체들이 폐지 등을 수거하지 않아 빚어졌던 '쓰레기 대란' 또한 중국의 여파였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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