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읽다]치매유발 단백질…싹둑 잘라낸다?

국내 연구팀, 가수분해 원리 적용 신개념 내놓아

최종수정 2017.02.17 04:02 기사입력 2017.02.16 09:40 정종오 산업2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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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이 치매로 잘 알려진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을 가위처럼 자르는 물질을 개발했다.[사진제공=유니스트]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치매를 일으키는 물질을 없앨 수만 있다면 치료할 수 있지 않을까요. 국내 연구팀이 이 같은 개념을 제시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치매로 잘 알려진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을 가위처럼 자르는 물질을 개발했습니다. 금속이 가운데 들어간 독특한 구조의 이 물질은 실제 치료제로 활용될 가능성도 높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입니다.

알츠하이머병은 치매의 가장 흔한 형태입니다. 성인의 사망원인 6위에 해당할 정도로 심각한 질병입니다. 아직 명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몇 가지 원인 물질이 추정되고 있는데 이 중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서 관찰되는 노인성 반점을 구성하는 주요 성분인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이 신경퇴행성 질환인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인자라는 보고가 많습니다.

연구팀은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의 독성을 낮추는 방법으로 금속 착물을 이용해 절단하는 전략을 제안했습니다. 기존에도 금속 착물에 대한 아이디어는 있었는데 생체 내에서 효과적으로 작용하는 물질은 아직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연구팀은 '테트라-엔 메틸레이티드 클램(tetra-N methylated cyclam, 이하 TMC)'이라는 결정 구조를 이용해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을 가수분해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가수분해는 물 분자가 작용해 분자의 결합구조를 끊는 방식을 말합니다. 금속 이온을 중심에 배치한 TMC 구조는 외부의 물을 끌어와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의 결합을 효과적으로 잘랐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TMC 구조 중심에 코발트, 니켈, 구리, 아연 4가지 금속이 배치됐습니다. 이중 코발트가 중심에 들어갈 경우 가수분해 활성이 가장 높았습니다.

코발트 기반 금속 착물은 뇌·혈관 장벽을 투과할 잠재력이 있었습니다. 또 비(非)아밀로이드성 단백질에서는 가수분해 활성이 낮았습니다. 이 물질이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이 유발하는 독성을 완화시켜주는 효과도 살아있는 세포 실험을 통해 관찰됐습니다.

이번 연구는 UNIST(총장 정무영) 자연과학부의 임미희 교수팀이 수행했습니다. 연구 결과는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JACS) 2월15일자 표지(논문명: Mechanistic Insights into Tunable Metal-Mediated Hydrolysis of Amyloid?β Peptides)로 실렸습니다.

임미희 교수는 "코발트 착물은 가수분해로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의 결합을 끊어 독성을 낮출 뿐 아니라 이 단백질에서 나온 독성 자체를 낮출 수도 있다"며 "뇌·혈관 장벽을 투과해 뇌 속의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과 만날 수 있기 때문에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제로 잠재력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번 연구에는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의 조재흥 교수와 KAIST 박기영 교수,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의 김선희 박사도 공동으로 참여했습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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