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국면 ‘경쟁적 복지공약’…뒷걸음치는 지방재정, 빈곤의 악순환?
최종수정 2017.04.21 13:13기사입력 2017.04.21 13:13 정일웅 사회부 기자
[아시아경제(대전) 정일웅 기자] 대선국면에 접어들면서 주요 대통령 후보자들이 경쟁적으로 복지공약을 내놓고 있다. 최근 문재인·안철수·홍준표 후보는 65세 이상 고령자 중 소득하위 70%에게 지급되는 기초연금을 현 2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상향조정할 것을 약속했고 유승민 후보는 초중고생 가정 모두에게, 심상정 후보는 0~11세 자녀를 둔 가정에 한해 아동수당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공약을 내걸었다.

하지만 과도한 복지지출은 지방자치단체에 재정부담을 야기, 복지의 지속가능성을 약화시킬 우려를 낳는다. 각 후보자가 복지예산을 충당할 구체적인 재원마련 방법과 실현 주체(중앙정부 또는 지자체)를 명확하게 구분하지 않는다면 복지공약은 자칫 지방재정만을 악화시키는 포퓰리즘으로 전락할 공산이 크다는 전제에서다.

◆국내 복지부문의 실정…대선 후보자의 복지공약 매진 이유
21일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사회복지 재정규모는 올해 130조원으로 일반회계 기준 전체 국가예산의 30%를 육박한다.

특히 2007년~2017년 연도별 현황에서 사회복지 재정은 ▲2007년 61조원 ▲2008년 68조원 ▲2009년 80조원 ▲2010년 81조원 ▲2011년 86조원 ▲2012년 93조원 ▲2013년 97조원 ▲2014년 106조원 ▲2015년 116조원 ▲2016년 123조원 등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이중 복지예산이 가장 많은 분야는 보건과 노령분야로 2014년 기준 보건·노령분야에 투입된 예산은 전체 복지예산의 65.7%에 달했다.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이 부문 복지예산 투입규모가 커진 것이다.

반면 우리나라의 공공복지지출(GDP 대비 공공복지예산) 비율은 지난해 10.4%에 불과해 OECD 국가 평균(21%)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사회복지 재정규모를 키워온 것은 사실이지만 실질적으론 복지수요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하지는 못한 셈이다.

실례로 이달 한 언론매체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유권자들은 대선 후보자들의 공약 중 ‘경제>안보>복지’ 등의 순으로 높은 관심을 보였다. 복지부문이 관심공약의 세 번째 순위로 꼽힌 것이다. 이는 대선 주자들이 복지공약에 공을 들이는 배경이 된다.

◆복지예산 증가, 지자체의 투자적 지출 감소 ‘악순환’ 빈곤의 연결고리
과거 대선주자들의 장밋빛 공약은 곧잘 지자체의 재정부담으로 이어져 왔다. 공약의 주체는 대선주자들이지만 이들이 정작 정부의 수장이 됐을 때는 재정부담을 지자체로 떠밀 듯 했기 때문이다.

실제 전국 17개 시·도(평균)의 일반회계 예산에서 복지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19.35%에서 2015년 31.27%로 높아졌다. 이는 사회 전반적으로 국민복지에 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대선주자들 또한 이를 공약화하는 데 열중하면서 이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2015년 기준 광역자치단체를 중심으로 복지예산 비중을 따져봤을 때는 광주시가 42.69%로 관련 비율이 가장 높고 대전시 41.59%, 부산시 40.22%, 서울시 39.45%, 대구시 38.78% 등이 뒤를 이었다.

일반회계 예산 대비 복지예산 비중은 도시규모가 작은 기초자치단체에서 더욱 높아진다. 올해 대전시(복지비중 상위 2위) 관내 5개 자치구의 평균 복지예산 비중은 총 예산의 55.90%를 차지한다. 구별로는 동구 60.39%, 서구 58.87%, 중구 58.49%, 대덕구 54.05%, 유성구 47.74% 등으로 비중이 높았다.

문제는 대선주자들의 공약 이후 지자체가 떠맡게 되는 복지예산 규모가 커지면서 지역에서 자체적으로 사업을 기획·추진할 수 있는 재정역량도 함께 저하된다는 데 있다.

이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의 하나가 재정자립도다. 재정자립도는 전체 재원 대비 자주재원 범위를 나타내는 비율로 지자체가 고정지출 항목 외에 선택적으로 가용할 수 있는 예산규모를 의미한다. 하지만 2011년~2016년 17개 시·도의 평균 재정자립도는 50.3%~52.5% 범위 내에서 박스권을 형성, 열악한 지방재정 상황을 짐작케 한다.

특히 지난해 전국 광역시·도의 재정자립도 평균은 52.5%로 도시규모별 현황에선 ▲특·광역시 66.6% ▲특별자치도 35.9% ▲시 37.4% ▲군 18% ▲자치구 29.7% 순으로 재정자립도가 낮은 특징이 엿보인다.

시·도별 재정자립도 현황에선 서울이 84.7%로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고 울산 72.2%, 경기 67.4%, 인천 67%, 부산 60.1% 등이 상위 5위권을 선점한 반면 전남 23.8%, 강원 27.1%, 경북 33.3%, 충북 35.2%, 제주 38.2% 등지는 하위 5위권에 머물렀다.

이와 관련해 광주전남연구원 소속 오병기 책임연구원은 최근 ‘지방분권형 국가 건설을 위한 재정 분권 강화’ 보고서에서 ‘저성장→저소득층 증가→복지지출 증가→투자적 지출 감소→저성장’ 등의 악순환을 우려했다.

복지 등 특정 항목의 고정적 예산지출이 늘어날수록 지자체가 선택적으로 가용할 수 있는 예산범위는 줄어들고 이 때문에 지방재정의 역할은 축소(중앙정부 의존도 확대)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오 연구원은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복지부문 예산지출 규모가 커지면서 지방재정은 열악해지고 덩달아 중앙정부에 의존하는 예산규모도 커지는 양상”이라며 “이는 중앙-지방 간 수직적 재정관계가 형성돼 지자체가 지역별 특성을 살린 예산정책을 펴지 못하는 이유가 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특히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가 지역 주민과의 갈등(자체 재원 증대)을 피하고자 중앙정부에 의존, 필요한 재원을 늘려가는 구조가 엿보인다”며 “이 같은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현재 8(국세)대 2(지방세) 수준인 재정 권력을 6대 4 수준으로 조정, 지방 자주재정(재정자립도 향상)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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