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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쉐(謝謝·고맙다) 기아차'…中, 기아차 4공장 압박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10초

美 트럼프 대통령 '생큐 삼성' 전략 처럼 中도 투자 압박
장쑤성 '중대 프로젝트' 포함
기아차, 인도공장 착공 앞두고 中 판매량 줄어들어 여력 없어

'쉐쉐(謝謝·고맙다) 기아차'…中, 기아차 4공장 압박 기아차 중국 공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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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중국 당국이 기아자동차 4공장 건설을 기정사실화하면서 기아차가 난처한 처지에 놓였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로 촉발된 중국 내 반한 감정을 달래기 위해서는 중국 당국과의 관계 회복이 중요하지만, 중국 실적이 정체된 상황에서 4공장 건설을 추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장쑤성 발전개혁위원회가 '2017년 중대 프로젝트'에 기아차 4공장 건설을 포함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2017년 중대 프로젝트'는 장쑤성이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 리스트를 담은 것이다. 프로젝트에는 기아차 4공장을 비롯한 230개 사업이 포함됐으며 총 투자규모는 3조2000억위안(약 524조원)이다. 이중 210개 프로젝트는 올해 시행하고, 나머지 20개 프로젝트는 사전 준비 단계로 분류됐다. 기아차 4공장 건립은 사전준비 프로젝트에 포함됐다.


지난 2월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이 중국을 방문했을 당시 왕룽핑 옌청시 당서기는 이 부회장과 회동을 갖고 이같은 내용을 전달했다. 왕 서기는 이 자리에서 "향후 옌청시는 자동차 산업을 강화할 것이며, 기아차가 4공장 건설에 속도를 내주기를 바란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이 부회장은 "가능한 빨리 4공장 건설을 위한 준비작업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3월에는 왕 서기가 양재동 현대차 사옥을 찾아 경영진들과 회동하면서 4공장 건설에 협조를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기아차의 중국 합작법인인 둥펑위에다기아는 옌청시에 3개의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공장별 생산능력은 1공장 14만대, 2공장 30만대, 3공장 45만대로 총 89만대다. 원래 30만대 규모였던 3공장은 증설을 거쳐 지난해 45만대까지 생산능력을 확대했다. 문제는 기아차가 4공장 건설 여력이 없다는 점이다. 인도 공장 착공을 앞두고 있는 데다 중국 내 수요가 계속 둔화되고 있어서다. 지난해 기아차는 중국 생산능력을 89만대까지 끌어올렸으나 판매량은 65만대를 기록했다. 올해 목표는 70만대지만 사드 여파로 판매량이 급감했다. 1분기 기아차 중국공장의 출고 판매는 7만7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45% 줄었다. 4월 판매는 1만6050대로 68% 감소했다. 게다가 현대차가 지난해 중국 4공장의 가동에 들어간 데 이어 오는 8월에는 5공장이 준공되는 점도 부담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해외 공장을 추가할 여력이 안 된다"고 말했지만 속내는 복잡하다. 가뜩이나 사드 때문에 중국 내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 당국의 요청을 나몰라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으로 삼성전자가 미국에 가전 공장 건설을 결정했고 그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트윗에 '땡큐 삼성'이라고 밝힌 것처럼 중국도 '쉐쉐(謝謝) 기아차'를 노리고 있다"며 "하지만 대규모 자금이 집행돼야 하는 만큼 기아차의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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