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성신약 "합병 찬성 조건, 신사옥 제공 제안"…삼성 "근거 없어"
최종수정 2017.05.19 15:15 기사입력 2017.05.19 15:15 문제원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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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삼성물산이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추진 과정에서 이를 반대하는 소액주주사에게 신사옥 건립 등 특혜를 제공하려 했다는 정황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일성신약 채권관리팀장인 조모씨는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 등 삼성 전·현직 임원 5명에 대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 같은 정황을 설명했다.

일성신약은 합병 당시 삼성물산의 주식 330만주를 가지고 있던 회사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성사될 경우 소액주주의 손해가 우려된다며 소송을 제기해 현재 삼성 측과 법정 분쟁을 진행 중이다.

조씨에 따르면 삼성 측은 당시 합병에 반대하던 일성신약 고위관계자를 찾아가 일성신약이 합병에 찬성하는 조건으로 신사옥 무료 건립과 주식 고가 매수를 제안했다.
조씨는 "삼성 측에서 일성신약 윤병강 회장에게 이 같은 제안이 온 사실을 알고 있냐"는 특검의 질문에 "알고 있다"며 "삼성물산에서 찾아와 합병에 찬성해주면 건설 비용을 받지 않고 신사옥을 지어주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회장님게 구체적이진 않지만 (삼성이) 몇 가지 안을 제시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덧붙였다.

조씨는 "일성신약이 삼성 측의 이 같은 제안을 거절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회장님이) 지나가는 말씀으로 일부 소액주주들은 손해를 보게 되는데 저희만 뒷거래처럼 해서 이익을 챙기는 게 정당하지 않고, 이런 식으로 뒤로 보상받으면 언젠가는 문제가 될 거다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했다.

조씨는 삼성물산이 일성신약이 보유한 삼성물산 주식을 일반 주주들에게 공개적으로 제시한 1주당 5만7234원이 아닌 9만원에 사주겠다는 제안을 한 사실도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삼성 측은 일성신약의 보유 주식을 공식적으로 주당 7만5000원에 매입하고 그 차액인 1만5000원에 대해서는 4가지 방안을 통해 보전해 주려했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조씨의 증언을 신뢰할 수 없다며 반박했다. 조씨가 직접 경험한 내용이 아니라 회장을 통해 들은 얘기인 만큼 객관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취지다.

또한 일성신약이 합병과 관련해 삼성물산과 소송을 진행 중인 사실도 지적했다. 삼성측 변호인단은 "일성신약은 현재 삼성물산을 상대로 수백억원대 소송을 2년 가까이 하고 있는 상대 당사자"라고 말했다.

일성신약이 삼성 측에서 이 같은 은밀한 제안을 한 사실을 소송 1심에서 밝히지 않고 항소심에서 밝힌 것도 패소한 후 소송에서 승리하기 위해 근거 없는 주장을 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조씨는 "1심 재판 과정 중 말을 하지 않은 이유는 괜히 삼성물산을 자극하지 말라는 회장님 지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회장님은) 당시 (관련) 서면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실명을 거론하지도 말라고도 하셨지만 삼성물산에서 들어오는 반박 자료를 보시면서 좀 강하게 나가야겠다고 판단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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