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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도시바 못 먹어도 'GO'…실패해도 얻는것 있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8초

-인수가격 7배올라 인수 가능성 적지만 입찰 도전
-우선 협상자 선정돼 실사 참여땐 재무구조·기술력 확인 가능

SK하이닉스, 도시바 못 먹어도 'GO'…실패해도 얻는것 있다 ▲SK하이닉스 이천 M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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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SK하이닉스가 29일 일본 도시바 메모리반도체 부문 인수 예비 입찰에 참여한다. 인수 예상 비용이 7배 가까이 뛴 만큼 인수에 실패하더라도 도시바 기술력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입찰이 마감되면 6월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고 우선협상대상자가 도시바를 실사한 후 최종 인수 기업이 결정된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의 도시바 인수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정부가 기술 유출을 우려해 공적자금 투입을 검토하고 있는데다 당초 3조원대로 전망됐던 인수 비용이 입찰 경쟁으로 20조원대까지 뛰어 비용 대비 도시바 인수의 실익이 크지 않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SK하이닉스가 입찰에 참여하는 것은 도시바의 기술력을 살펴볼 수 있는 실사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의 올해 연간 투자 규모가 7조원 수준인데 도시바 반도체 부문 인수 예상 비용이 25조원에 달해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인수에 실패하더라도 SK하이닉스로서는 실사를 통해 도시바의 기술력을 보는 것만으로도 의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 기업 인수합병(M&A)과정에서 실사에 참여하면 기업 비밀 수준인 재무구조, 기술력까지도 살펴볼 수 있게 된다. 3D 낸드플래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투자ㆍ설비를 집중하고 있는 SK하이닉스로서는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 2위인 도시바 실사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셈이다.

실제 SK하이닉스는 지난 2012년 당시 세계 3위 D램 업체였던 일본 엘피다 인수에 참여해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돼 기업 실사까지 마쳤지만 본입찰(2차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당시 SK하이닉스 측은 "6조원의 부채를 안고 있는 기업인 엘피다의 재무 리스크를 분산하기 위해 도시바 등 파트너와의 공동 인수를 모색했지만, 합의에 도달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고 인수 포기 이유를 설명했다. 엘피다는 마이크론이 3조원에 인수했다.


지난해 해외 원전사업으로 막대한 손실을 본 도시바는 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분사하고 신설법인의 지분 19.9%를 매각하겠다며 지난달 초 입찰을 진행했다. SK하이닉스는 3조원 이상을 적어내며 인수 의사를 적극 표명했다. 하지만 도시바는 해외 원전 추가 부실이 드러나자 메모리 반도체 사업 100% 매각으로 방침을 바꿨다. 지분 일부 인수에서 전체 인수로 조건이 바뀌면서 3조 원가량이던 입찰 규모는 20조 원대로 뛰었다. 현재 참여 업체로는 SK하이닉스를 비롯해 웨스턴 디지털(WD), 마이크론, 훙하이, TSMC, 칭화유니그룹 등 10여 곳이 언급되고 있다.


한편 외신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이날 입찰에 일본의 재무적 투자자(FI)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인수비용 부담 경감은 물론 메모리 반도체 기술 유출을 우려하는 일본 정부와 여론의 반발을 희석하는 효과도 노린 것이라는 분석이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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