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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核 결속 속도내는 北, 脫중앙화도 빨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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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核 결속 속도내는 北, 脫중앙화도 빨라졌다 윤덕민 국립외교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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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미해군의 항공모함 칼빈슨호가 동해에 진입하고 중국이 연일 경고를 하는 상황에서 북한은 사실상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에 준하는 화성12호를 발사했다. 군사행동까지 불사하겠다는 트럼프의 엄포에도 북한은 사실상 레드라인(red line)을 넘었다. 고도 2000km에 달하고 30분간 비행한 탄도로켓을 애써 준ICBM으로 평가하려는 것도 문제다. 북한의 핵미사일이 완성단계에 도달하는 시점에, 김정은의 유일지배체제가 공고화 단계로 진입했다는 평가가 국내 전문가들 사이에서 일색이다.


북한 정권은 지구상에 남은 거의 유일한 스탈린식 사회주의 통제 체제다. 북한 체제는 스탈린식 사회주의 통제체제와 동양적 절대왕조체제가 결합한 하이브리드 체제로써 상당한 내구성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북한 정세에 대한 희망 섞인 관측은 피해야 하지만 무조건 북한 체제의 내구성을 강조하는 경향도 문제라고 생각한다. 외견상의 안정감과는 달리 김정은 정권의 불안정성도 커지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무엇보다 김정은의 즉흥적이고 독단적인 리더십과 공포정치로 북한 지배계급의 결속력에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존재한다. 붕괴된 동구의 사회주의 체제와 달리 강력한 내구성을 보이는 북한 체제의 특수성을 이야기할 때, 전문가의 지적은 지배계급의 운명공동체적 성격이다. 김일성 일가를 중심으로 당과 군의 간부들이 운명공동체로 얽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정은은 최측근조차 지시에 불응하거나 미온적 태도를 보이면 가차없이 숙청ㆍ처형하고 있다. 장성택,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등 고위간부와 군장성 170여명이 처형된 것으로 알려진다.


공포정치로 충성경쟁, 긴장감 주입, 무조건 복종 등 당장 효과를 보고 있지만, 공포정치가 장기화될수록 운명공동체 의식은 약화될 것으로 생각된다. 공포로 인해 핵심 측근들이 제대로 된 조언을 김정은에게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결국 권력층내 피동적이고 보신주의 문화가 팽배할 것이다. 태영호 공사와 성분 좋은 해외근로자들의 망명에서 보듯이 엘리트층의 이반이 엿보인다.

북한경제가 일견 호전된 것으로 보이는 것은 사경제의 활성화에 힘입은 바 크다. 현재 사경제가 북한경제의 40%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고 주민들은 생필품의 80%를 장마당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김정은 정권은 계획경제가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서 사경제 영역을 방치하고 있다. 동구권의 체제전환 경험에서 우리가 얻은 통념은 시장확대가 사회주의 체제를 약화시키며, 독재 권력에 치명적이라는 것이다. 최근 북한 사회상황을 가장 잘 설명하는 말이 북한에 2개 당, 즉 노동당과 장마당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점점 사경제 영역이 발달하면서 당국의 통제가 어려워지는 것을 빗댄 말이다. 사경제의 진전에 따라 북한의 중앙집권적 계획경제 체제가 형해화(形骸化) 될 것이며, 경제 장악력과 사회 통제 능력은 약화될 것이다. 북한경제는 현재보다 앞으로가 문제다. 강력한 유엔제재 아래 중국까지 가담한 포괄적 경제제재가 북한의 도발로 점점 강화되고 있어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330만명의 장마당 세대, 25만명의 해외근로경험, 탈북자 3만명, 320만대의 휴대폰, 400여개의 종합시장 등으로 인해 북한정권이 아무리 통제를 강화한다고 하더라도 사상적 이완형상, 정보유입, 외부 소식 전파, 배금주의 확산 등 사회변동 요인이 증대되는 추세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북한정권의 꿈이 이루어져 핵미사일을 보유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정권의 안전을 확보해주는 것은 아니다. 정치ㆍ경제ㆍ사회적으로 상당한 모순이 북한정권 내부에 축적되고 있다. 경제적으로는 되돌리기 어려운 탈중앙화 현상이 진행되고 있다. 북한은 점점 체제전환의 기로에 서게 될 것이며 이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고 있다.


윤덕민 국립외교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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