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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투어 "드레스 코드 논란"…그 이유는?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31초

최근 과도한 신체 노출 금지 규정 도입, 선수들은 찬성파와 반대파 팽팽히 맞서

LPGA투어 "드레스 코드 논란"…그 이유는? 미셸 위는 지난 3월 HSBC위민스에서 민소매 상의와 짧은 치마 등 파격적인 의상으로 복장 논란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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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노우래 기자] "과도한 신체 노출 금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가 최근 도입한 새 드레스 코드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찬성론과 "개성 표현은 물론 여성의 권익을 침해한다"는 반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LPGA투어는 여전히 "가슴이 깊이 파인 상의와 짧은 치마는 곤란하다"며 "위반 시 1000달러(112만원)의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는 상황이다.


▲ 찬성파 "전통과 권위를 지키자"= 골프는 사실 보수적이다. 아마추어골퍼 역시 옷깃이 있는 티셔츠를 고집하는 등 복장 규정이 까다롭다. 남자프로골프투어는 당연히 반바지 차림을 금지한다. 유러피언투어(EPGA)투어가 연습라운드에서 반바지를 허용하고 있는 정도다.

여자 무대는 그러나 갈수록 노출이 심한 의상이 등장하고 있다. 의류 메이커들은 선수들에게 섹시함을 강조한 골프웨어를 경쟁적으로 입히고 있는 추이다. 골프의 경우 퍼팅 과정에서 허리를 굽히기 때문에 미니스커트를 입으면 속바지가 보이는 등 노출 위험이 더욱 높다. LPGA투어는 "프로골퍼의 긍정적 이미지를 유지하자는 게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유소연(27)과 크리스티나 김, 제인 박(미국) 등이 찬성파다. "드레스 코드 규제는 일부 선수에 해당된다"는 주장이다. 유소연은 "골프는 보수적 가치가 크다"면서 "LPGA투어에서 내린 결정은 지켜져야 한다"고 했다. 크리스티나 김은 "내 말이 꼰대 같이 들릴 수 있겠지만 필드는 비즈니스가 진행되는 장소"라며 "프로답게 보일 필요가 있다"고 거들었다.


LPGA투어 "드레스 코드 논란"…그 이유는? 렉시 톰슨이 LPGA투어 복장 규제에 항의하는 의미로 인스타그램에 올린 복고풍 스타일 의상 사진.


▲ 반대파 "구시대적 발상"= 선수들의 신체 노출을 규제하는 게 오히려 골프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준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여자 테니스의 성공을 예로 들었다. 마리아 샤라포바(러시아)와 유지니 보차드(캐나다) 등 미녀스타들은 민소매 상의는 물론 어깨 부분이 확 파인 레이서백 등을 즐겨 입는다. 당연히 치마 길이에 대한 규제도 없다.


렉시 톰슨(미국)은 이미 지난 2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긴 플레어 치마에 정장 재킷, 스카프 등 1900년대 초반 여성이 골프를 칠 때 입던 복고풍 스타일의 사진을 올려 항의를 시작했다. 지난해 골프가 리우 올림픽 종목에 복귀한 것을 기념해 찍은 사진이다. 톰슨은 "LPGA투어의 드레스 코드에 순응하는 옷이 준비돼 있다"고 적었다. "시대착오적인 조치"라는 비판인 셈이다.


산드라 갈(독일)과 나탈리 걸비스(미국) 등 섹시함을 앞세워 수많은 팬을 보유한 선수들이 대표적인 반대파다. 갈은 "LPGA투어가 민소매와 미니스커트를 못 입게 하는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섹시 골퍼' 페이지 스피래닉(미국)은 "그렇다면 바지 밖으로 빼내 입은 셔츠나 몸에 맞지 않는 옷 모두 금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LPGA투어 "드레스 코드 논란"…그 이유는? 안신애는 올해 일본에서도 섹시한 의상과 화려한 패션 감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 "한국과 일본은?"= 그렇다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는 어떨까. 아직 구체적인 드레스 코드는 없다. 대회에서는 "단정한 복장을 착용한다"가 전부다. 지금까지 복장 때문에 경고를 받은 선수는 없다. 일본도 비슷하다. "여성 골퍼다운 차림새를 유지해야 한다"는 원칙만 있을 뿐이다. 예전에 배꼽티를 입은 아마추어 선수에게 주의를 준 적이 있다.


하지만 국내프로골프투어가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여자 골프가 주류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회 수와 상금 등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경기력에 빼어난 패션 감각을 가미한 선수들이 흥행을 주도하고 있어서다. '필드의 패셔니스타' 안신애(27ㆍ문영그룹)는 올해부터 JLPGA투어에 진출해 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KLPGA투어는 새로운 복장 규정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선정적이라는 판단은 주관적일 수도 있다"며 "상식에 벗어난 옷만 입지 않으면 된다"는 설명이다. 안신애는 "어느 정도의 가이드라인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옷의 소재와 기능성이 달라지면서 옛날과는 디자인이 많이 달라졌다"면서 "심한 규제만 없다면 골프 복장의 틀을 잡는 것은 좋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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