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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주의 스톡스톡]공모주 대박에도 겨우 만원 건진 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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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 52%…서진시스템 800株 청약에 1주만 받아

[박미주의 스톡스톡]공모주 대박에도 겨우 만원 건진 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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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1주도 못 받을 수도 있어요."

1000만원으로 공모주 투자에 나서겠다니 증권사 직원이 건넨 말이다. 결과적으로 52%의 수익률을 올리는 성공적인 투자를 했다. 그런데 손에 쥔 돈은 1만3000원에 불과했다. 1주만 받아서다.


지난달 초 500만원씩 나눠서 들었던 2개의 정기예금이 만기가 됐다. 1000만원에 이자 조금이 붙었다. 재예치할까 보니 12개월 만기시 이자가 연 1%대에 불과했다. 미국 금리인상 기조로 한국은행 기준금리도 더 오를 수 있는데 낮은 이자에 돈을 묶어두기가 아까웠다.

마침 반도체호황을 타고 기업공개(IPO)에 나서는 코미코가 눈에 들어왔다. 반도체 업황이 좋고 최근 반도체주가 상승 가도를 달리고 있어 매력이 있다는 판단이었다.


공모가가 적정 가치보다 낮게 산정됐다는 증권사 분석으로 공모주 투자에 발을 들여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업계 관계자가 "요즘 공모가를 낮게 산정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 경우 상장 후 주가가 꾸준히 오를 수 있고 주가 상승으로 IPO를 주관한 증권사도 수수료 외 주가 차익을 남길 수 있는 장점도 있기 때문"이라고 한 말을 들은 터였다.


코미코 청약을 결심한 날은 청약 첫날인 지난 14일이었다. 주관사가 NH투자증권이었는데 청약 조건이 청약 전날까지 증권계좌를 보유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계좌가 없어 실망하던 차 또 다른 보고서가 눈에 들어왔다. 코미코 다음으로 공모주를 청약하는 서진시스템도 공모가가 낮게 산정됐다는 내용이었다. 주관사는 같은 NH투자증권이었다. 통신ㆍ반도체 장비, 스마트폰 등의 메탈 소재 케이스를 만드는 회사로 전망도 나쁘지 않았다.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이 588.93대 1로 흥행하며 공모가 희망 범위 상단인 2만5000원으로 결정되기도 했다.


투자를 결정하고 다음날 증권사에서 계좌를 만들었다. 투자성향 등을 확인하느라 1시간 이상이 걸렸다. 다시 집에서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깔고 회원 가입하는 데 시간이 들었다.


서진시스템 청약 둘째 날이 됐다. 증권사 상담사 조언에 따라 청약 마지막 날 경쟁률을 보고 들어갔다. 경쟁률이 높으면 투자 성공 가능성도 크다는 이유에서였다.


청약 증거금 50%를 넣어야 했다. 1000만원으로 총 2000만원어치의 주식인 800주를 청약했다. 청약 경쟁률은 742.1대 1에 달했다. 청약 경쟁률이 높으면 받는 주식이 적어질 수밖에 없다. 800주를 742.1로 나눈 1주만 받게 됐다. 첫 투자에 긴장했지만 그럴 필요가 없었다. 2만5000원짜리 주식 1주만 산 셈이었다.


이 공모주는 상장하자마자 팔았다. 공모 투자 초보생은 상장 첫날 파는 게 좋다는 조언을 따랐다. 1주짜리 주식에 신경 쓰고 싶지 않은 마음도 더해졌다. 서진시스템이 상장한 지난 27일 시초가는 4만원으로 결정됐다. 이후 시가에 맞춰 3만8000원에 주식을 팔아버렸다. 약 일주일 만에 무려 52%나 되는 수익률을 올렸지만 금액은 1만3000원에 불과했다. 여기서 증권사 모바일수수료(0.1971639%+500원)와 거래세(0.3%)로 684원이 나갔다.


공모주 투자는 결국 자금력이 풍부한 기관이나 '슈퍼리치'를 위한 것이란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서진시스템의 경우 1억원을 투자하면 10주, 10억원을 투자해도 107주만 받을 수 있었다. '돈 놓고 돈 먹기'란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닌 듯하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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