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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준의 여행만리]土城 위 저 소나무 붉은 노을을 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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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겨울 따스한 풍경이 있는 그 곳, 청주 3색 매력을 찾아가는 여정

[조용준의 여행만리]土城 위 저 소나무 붉은 노을을 품다 한 해를 정리하는 이맘때 서해바닷가가 아닌 내륙인 충북 청주로 떠나는 여정도 운치있다. 내륙의 바다로 불리는 대청호의 일몰도 좋지만 정북동토성 소나무 뒤로 붉게 물들이며 지는 노을도 그 못지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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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준의 여행만리]土城 위 저 소나무 붉은 노을을 품다 초겨울 떼제베CC 클럽하우스에서 바라본 아침 풍경이 아름답다


[조용준의 여행만리]土城 위 저 소나무 붉은 노을을 품다 벽화로 명물이 된 수암골



[조용준의 여행만리]土城 위 저 소나무 붉은 노을을 품다


[조용준의 여행만리]土城 위 저 소나무 붉은 노을을 품다



[조용준의 여행만리]土城 위 저 소나무 붉은 노을을 품다 미호천에 피어오르는 새벽 물안개



[조용준의 여행만리]土城 위 저 소나무 붉은 노을을 품다



[조용준의 여행만리]土城 위 저 소나무 붉은 노을을 품다



[조용준의 여행만리]土城 위 저 소나무 붉은 노을을 품다


[아시아경제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충청북도는 내륙의 바다로 불립니다. 그중에서도 청주는 예로부터 지리적, 문화적으로 주목받았습니다. 한반도의 중원을 장악하기 위한 중요한 군사적 거점이자,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 인쇄본인 '직지심체요절'이 인쇄된 곳이기도 합니다. 이제 청주는 역사문화유산은 물론이고 벽화마을, 드라마 촬영지, 먹거리 등을 보유한 매력적인 여행지로 자리 잡았습니다. 수암골 달동네 골목길 곳곳에 그려진 벽화는 정답고 밝습니다. 외벽과 담장마다 따스한 웃음이 절로 번지게 하는 그림들이 수두룩합니다. 유연하게 오르내리며 휘어진 상당산성의 성곽길을 따라 걷는것도 좋습니다. 그뿐인가요. 토성위 홀로 선 소나무 뒤로 붉은 노을이 내려앉으면 초겨울의 풍경도 따뜻하게 바뀝니다. 먹거리도 빼놓을 수 없겠지요. 전국 최초의 삼겹살 특화거리에는 지글지글 삼겹살 익어가는 소리에 군침이 절로 생깁니다. 겨울을 앞둔 이즈음 따스한 풍경들이 있는 청주로 떠나는 여정을 추천하는 이유입니다.


◇수암골-피란민 살던 달동네 마을의 그림 같은 변신
청주 여행의 시작점은 산동네 수암골이다. 6ㆍ25 전쟁 때 피란민이 모여 살던 동네다. 허름하고 누추한 산동네가 명소가 된 것은 온전히 벽화와 TV 드라마의 힘이었다. 2007년 공공미술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집과 담의 벽마다 그림이 그려지면서 어둡고 좁던 수암골은 화사하게 바뀌었다. 몰라보게 달라진 달동네를 보기 위해 사람이 찾아왔고 점차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이후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 '영광의 재인' '카인과 아벨' 등이 촬영되면서 청주를 대표하는 관광 명소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드라마 속 주인공 김탁구가 빵을 만들던 '팔봉제빵점'은 지금도 운영 중이며 드라마 영광의 재인에서 국수를 판 곳으로 등장했던 '영광이네'도 있다.


관광안내소에서 수암골 지도를 들고 골목길을 오른다. 수암골의 골목은 '밭 전(田)'자 형태로 이어져 있어 어느 곳으로 가도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그저 담벼락에 그려진 그림들을 이정표 삼아 걸으면 된다.


비옷에 우산을 쓰고 즐거워하는 아이, 이가 보이게 크게 웃는 아이, 나무 아래 모인 동네 할머니 등 그림 하나하나가 크면 큰 대로 어설프면 어설픈 대로 개성 있게 드러내고 있다. 할머니가 그려진 담장 아래에는 평상이 정겹게 놓여있다. 담장 가득 또 하나의 달동네 풍경이 담겨있는가 하면 파란 하늘과 뭉게구름이 대문과 벽의 경계를 말끔히 없애버린 집도 있다. 이렇게 담벼락을 따라 걷다보면 마치 동화책 속을 산책하는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마을 끝자락 전망대에 서면 소박한 달동네와 함께 청주 시내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꼭대기에서 내려다보이는 수암골은 평범하다. 고층빌딩이 즐비한 세상 모퉁이에 자리 잡은 마을이 사람의 손끝에서 아름다운 동네로 재탄생했다는 사실이 놀랍다.
저녁에 전망대에 올라가면 일몰과 야경을 한꺼번에 볼 수 있다. 청주 시가지의 밤풍경이 한눈에 들어와 가슴까지 확 트인다. 커피와 함께 저녁 풍경을 감상하고 싶다면 전망대 아래 카페골목으로 가면 된다.


◇정북동 토성&상당산성-홀로선 소나무 붉은 노을을 품다
청주 북쪽 무심천 합수부로 가는 좌안을 따라가다 보면 백제시대에 건축된 토성이 있다. 정북동토성(사적 제415호)이다. 9세기 말에서 10세기 초에 축조됐다는 설이 있다. 성 안에 주택을 지으며 터를 파는 와중에 돌화살촉과 돌창ㆍ돌칼 등의 유물이 출토된 바 있는 데다 성의 위치와 주변 여건으로 보아 삼국시대의 전ㆍ중기에 축성된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정북동토성은 남북이 약간 긴 직사각형 꼴이지만 도로 쪽에서 바라보면 그 형태는 가늠할 길이 없다. 하지만 해질 녘 노을에 비치는 토성은 역사적ㆍ구조적으로 계량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 있다. 중천의 푸른색에서 지평선의 붉은색으로 번져 가는 석양의 토성은 동쪽으로 그림자를 드리우는데 성 위에 서 있는 소나무의 실루엣은 검은색만으로도 찬란하다. 어스름이면 이 모습을 렌즈에 담으려는 사진작가들이 모여들어 장사진을 이룬다.


토성 외에도 청주시민들이 즐겨 찾는 명소가 사적 제212호로 지정된 상당산성이다. 청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산성은 이름이 주는 무거움과는 달리 도심에서 불과 10여분을 벗어나면 만날 수 있다.


백제시대 쌓은 토성을 조선시대 임진왜란 때 개축하고 조선 숙종 때 석성으로 다시 지었다고 전해진다. 동ㆍ서ㆍ남방에 성문이 있고 2개의 암문과 성내에 동ㆍ서장대가 있는 번듯한 산성이다. 지리적 중요성 때문에 그 이후에도 조금씩 손을 보며 방어시설로 사용됐고 조선 숙종 때 지금과 같은 석성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상당산성의 남문인 공남문에 오르면 길은 두 갈래로 나뉜다. 성벽 위를 걷는 성곽길, 성곽과 나란히 이어지는 숲길이다. 두 길이 만나고 헤어지기를 반복하며 이어진다. 숲길은 시원한 전경 대신 상쾌한 공기로 가득한 여유로움을 즐길 수 있다. 성곽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은 공남문과 남암문 사이에 있는 치성이다. 성벽을 기어오르는 적들을 공격하기 위해 성벽 밖으로 불룩 튀어나와 있는데 지금은 전망대 역할을 하고 있다.


◇맛 특화거리-삽결살, 짜글이, 순두부 이름만 들어도 먹음직
어느 지역에나 그곳을 대표하는 음식이 있기 마련이다. 청주도 예외는 아니다. 직장인들의 회식메뉴 1위인 삼겹살이 청주가 내세우는 대표음식이다. 서문시장 안에는 전국 유일 삼겹살 특화거리가 있을 정도다. 세종실록지리지에 청주가 돼지고기를 공물로 바쳤던 곳으로 기록돼있고 예로부터 삼겹살의 고장으로 유명한 데 따른 것이다.


서문시장은 60여년의 역사가 있는, 청주의 1호 시장이다. 하지만 도심 공동화와 대형 마트의 등장으로 침체에 빠졌다. 청주시는 서문시장 활성화를 위해 2012년 상인회와 함께 이곳에 삼겹살거리를 조성했다.


삼겹살거리에 들어서면 코가 먼저 격한 반응을 보인다. 너무나도 고소한 삼겹살 굽는 냄새가 진동하기 때문이다. 삼겹살은 씹자마자 터지듯 밀려나온 육즙과 고소한 향기가 입속을 강타한다. 육질은 또 어떤가. 꼭꼭 씹다 보면 사르르 사라지고 없다. 간장소스 덕인지 은은한 한약재 향기도 살짝 느껴진다. 두 번째는 파절이ㆍ마늘과 함께 크게 한쌈 꿀꺽. 파절이와 기름진 삼겹살은 마치 처음부터 하나인 듯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청주는 삼겹살을 연탄불 석쇠 위에 얹어 구워 먹거나 간장소스, 파채, 파무침, 파절임 등이 유래된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상당산성 안 산성마을은 두부 요리, 청국장 등 토속 음식을 내는 특화식당들이 몰려있다. 산성 한 바퀴 돌아본 후 두부김치와 막걸리 한 사발로 소박한 풍류를 즐겨 볼 수 있다. 특히 청국장찌개는 걸쭉하면서도 특유의 냄새가 적고 고소하다. 양념과 비지만으로 만든 비지찌개도 별미, 두부부침과 생두부도 인기다.


또 떼제베CC가 있는 옥산면소재지에는 청주의 명물 짜글이를 맛나게 내는 곳이 있다. 골프를 마친 사람들이 주변 맛집을 찾을 때 빼놓지 않고 들리는 곳 중 하나다. 짜글이란 양념한 돼지고기에 양파, 느타리버섯 등 채소를 넣고 자작하게 끓인 찌개로 충청도 향토음식이다. 보글보글 자글자글 익어가는 소리는 먹기도 전에 식욕을 돋운다.


청남대가 속한 문의면에는 우렁쌈밥정식을 파는 식당이 몇 군데 있다. 돼지불고기에 우렁쌈장ㆍ청국장ㆍ갈치속젓ㆍ쌈채 등 푸짐한 한상이 나온다. 우렁이가 그득하게 든 쌈장은 쫄깃한 식감과 감칠맛이 일품이다.


청주=글ㆍ사진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jun21@


[조용준의 여행만리]土城 위 저 소나무 붉은 노을을 품다



◇여행메모

▲가는길= 경부고속도로 청주나들목에서 내려 36번 국도를 타고 도청을 지나 영플라자(옛 청주백화점)에서 좌회전해 국립청주박물관과 시청을 지나면 수암골과 상당산성 가는길이다.


▲볼거리= 과거 20여년간 대통령의 휴양지로 쓰였던 청남대와 대청로 드라이브길이 좋다. 고인쇄박물관, 청주국립박물관, 문의문화재단지, 성안길, 상수허브랜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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