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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 돌려막고 승객 대신 화물 싣고'…항공업계의 생존본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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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항 취소된 여객기 부품 재사용

1등석 다과 등 서비스도 중단

CEO들 임금 반납, 배당중단

직원 상당수 무급휴가 들어가


'부품 돌려막고 승객 대신 화물 싣고'…항공업계의 생존본능 ▲중국의 한 항공사의 여객기 내부 모습. 코로나19로 승객 수요가 줄어들면서 승객탑승칸에 화물을 싣은 모습. [사진 출처 = 트위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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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미국 최대 항공사인 아메리칸항공은 최근 들어 여객기 수리에 필요한 부품을 돌려막기 시작했다. 평상시 같으면 새부품을 구입하겠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창궐로 매일 40%의 운항편이 취소되면서 비행을 하지않는 여객기에서 부품을 빼내 재사용하는 것이다. 전방위적인 비용절감을 위한 조치다.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 등 현지 언론은 코로나19로 직격탄을 입은 항공업계가 대대적인 비용절감에 돌입했다고 보도했다. 이동중지와 입국제한 등 조치가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항공업계가 수요급감에 대응하기 시작한 것이다.


아메리칸항공은 또 직원 휴게실에 커피와 물 제공도 중단한데 이어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무급휴가 프로그램을 실시하기 시작했다. 1등석 고객에게는 뜨거운 수건과 다과도 더 이상 제공하지 않는다. 또 수익 창출을 위해 36년만에 처음으로 승객 없이 화물 운송을 시작했다.


이런 사례는 아메리칸항공뿐만이 아니다. 블룸버그통신은 델타항공, 일본항공, 에어캐나다 역시 승객좌석에 화물을 싣고 운항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들 항공사는 화물운송 카고(Cargo) 따로 없다. 하지만 사람이동이 제한되자 승객좌석을 화물에 내준 것이다. 항공기 내에는 수하물과 조종사만 탑승한다.


항공편추적데이터 제공업체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아메리칸항공은 지난 23일 하루에만 1452편의 항공편을 취소했다. 이는 전체 운항편수의 44%에 달한다. 델타항공도 같은날 전체의 37%인 1324편의 운항을 중단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27일부터 하루에 1500(38%)편을 취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승객 수요가 줄어들면서 운항을 할수록 적자가 나는 구조를 막기 위해서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항공사들의 매출액 손실 규모가 2520억달러(약 309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항공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은 임금 반납에 나서고 있다. 에드워드 바스티안 델타항공 CEO는 향후 6개월간 월급 100%를 반납하기로 했다. 오스카 무노즈 유나이티드항공 CEO도 6월까지 기본급을 포기한다고 밝혔다. 보잉 역시 연말까지 이사회 의장과 CEO가 자발적으로 급여를 포기하고, 배당금 지급도 중단하기로 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전방위적인 허리띠 졸라매기에도 대량해고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미 델타항공은 직원 1만명이 무급휴가에 들어갔다. 아메리칸항공과 유나이티드항공 역시 직원 상당수가 무급 휴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잉은 신규 채용을 중단하고, 워싱턴주에 있는 공장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아메리칸항공 대변인은 "많은 직원들이 긴장하고있다"며 "해고, 임금 삭감 등의 조치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델타항공 역시 "정부차원의 구제금융안이 빠르게 지원되지 않을 경우 대량해고 사태를 막을수 없다"고 말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은 줄줄이 항공업계의 투자등급을 하향조정하고 있다. 피치는 보잉을 기존 'A-'에서 'BBB'로 2단계 낮췄다. 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추가 하락 여지를 남겨뒀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보잉의 신용등급을 BBB로 강등했다. S&P는 델타항공을 종전 'BBB-'에서 2단계 낮은 'BB'로 하향조정했는데, 이는 투자 부적격에 해당하는 '정크'단계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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