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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談숲]코로나19도 못말리는 대한민국 '車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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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자동차 내수 판매 190만대 첫 돌파

[車談숲]코로나19도 못말리는 대한민국 '車붐'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21일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차량들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항공촬영 협조 = 서울지방경찰청 항공대장 경정 이상열, 정조종사 경위 김두수, 승무원 경위 곽성호, 경사 박상진)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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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지난해부터 운전면허학원은 문전성시예요. 새로 면허를 따려고 오는 사람도 많고, 연수를 받으려는 이들도 많아요. 특히 직장인들이 선호하는 주말 운전연수는 시간대 잡기도 쉽지 않을 정도죠."


대한민국에 때 아닌 ‘차(車) 붐’이 일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전 세계를 강타한 와중에 말이죠. 8년간 ‘장롱면허’ 신세를 면치 못했던 필자도 새해부터 운전 연습을 하고 있을 정도니까요. 업계 안팎에선 비대면 문화 확산, 보복적 소비심리를 주된 원인으로 보고 있는데요, 코로나19가 현재진행형인 만큼 우리나라의 차붐도 당분간 계속될 것 같습니다.


차붐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신규 자동차 등록 대수입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자동차 신규 등록은 190만5972대로 사상 첫 190만대의 벽을 돌파했습니다. 전 세계 자동차 내수시장 순위도 12위에서 9위로 껑충 뛰어올랐죠. 10위 권 내 국가 중 내수 판매가 늘어난 것은 한국이 ‘유일’합니다. 특히 지난해엔 개인 수요가 9.2% 증가해 법인·사업자 구매 증가율(5.2%)을 두 배 가까이 앞질렀습니다. 차붐을 주도한 것이 일반 소비자란 점을 보여주는 통계죠.


갑작스런 차붐의 원인은 뭘까요. 일차적으론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언택트)’ 문화 확산을 꼽습니다. 코로나19 확산에 대중교통 이용 간 감염을 우려하는 소비자들이 자기 차량을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단 것이죠. 제 장롱면허 탈출을 돕고 있는 강사님은 "코로나19 이후엔 출퇴근용, 아이들 등하교용으로 운전을 배우는 분들도 많은 편"이라고 귀띔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비대면 문화로만 차붐을 설명하기엔 부족한 감이 적지 않습니다. 비대면 문화가 주된 원인이라면 실용성 높고 출퇴근에 유리한 경·소형 차급 판매량이 늘어나는 것이 자연스러울 텐데, 실상은 그렇지 않았거든요.


이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자동차에서 보복적 소비가 나타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내놓습니다. 보복적 소비란 억눌린 소비욕구를 기호품·사치품 구매로 해소하는 현상을 일컫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코로나19 이후 우리의 일상 생활은 180도 달라졌죠.


이를 방증하듯 고급 수입차 판매량도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억원 이상 고가 수입차 판매량은 4만3158대에 달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전년(2019년) 보다도 무려 48.8%나 늘어난 수치죠.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도 판매단가 상승세는 뚜렷합니다. 지난해 국내에서 신규등록 된 자동차의 평균판매단가는 3590만원으로 전년 대비 9.2% 증가했습니다.



올해도 차붐은 계속 될까요. 업계에선 지난해의 기저효과로 내수시장이 다소 위축될 것으로 봅니다. 하지만 새로운 트렌드인 고급화, 보복적 소비현상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당장 지난달 현대차그룹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판매량이 전년 동월과 비교해 283%나 늘었습니다. 수입차 신규 등록도 1월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습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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