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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만 '탈탈' 털렸다"…근로소득세 지난해보다 더 걷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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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누적 근로소득세 전년대비 1000억원↑
국세 대비 근소세 비중 5년만 4.6% 증가
법인세·양도소득세 전체 세수결손의 70%

법인세나 양도소득세가 큰 폭으로 줄어드는 등 올해 세금이 예상보다 59조원 부족한 역대급 '세수 펑크'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직장인의 근로소득세는 지난해보다 더 많이 걷힌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 유리 지갑만 '탈탈'…근로소득세 '나 홀로 증가'
"직장인만 '탈탈' 털렸다"…근로소득세 지난해보다 더 걷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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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이 국세청에서 받은 '월별 세목별 세수 현황' 자료를 보면, 올해 7월까지 국세 수입은 217조 6000억원으로 1년 전(261조원)보다 43조 4000억원(16.6%) 감소했다.


모든 세목이 쪼그라든 데 비해 근로소득세만 늘고 있다. 직장인의 월급에 부과되는 근로소득세는 37조원으로 지난해 36조 9000억원보다 1000억원 정도 늘어났다. 7월에만 5조 8000억원이 걷혀 지난해 동월보다 3000억원 정도 더 걷혔다.


이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말 근로소득세는 작년보다 1조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 악화와 감세정책의 영향으로 법인세·양도세·종합소득세 등은 줄줄이 줄었는데, '유리 지갑'인 직장인이 낸 세금만 증가한 것이다.


근로소득세는 2016년 30조원을 넘어선 이후 불과 6년만인 지난해 60조원을 넘어섰다. 정부 통계로는 지난해 근로소득세는 57조 4418억원으로 나오지만, 국세청이 징수한 근로소득세는 60조 3704억원으로 집계된다.


이렇게 차이가 나는 이유는 정부는 국세청이 징수한 근로소득세에서 직장인에게 지급한 근로·자녀장려금 지급액만큼 차감해 집계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근로·자녀장려금은 5조원이 지급됐는데, 이 가운데 근로소득세에서 3조원, 종합소득세에서 2조원이 지급됐다.


지난해 근로소득세는 2017년 35조 1000억원 대비 25조 3000억원(7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국세 증가율인 49.2%보다 훨씬 큰 폭이다. 다른 세목보다 근로소득세의 증가 폭이 크다는 것이다. 또 전체 국세에서 근로소득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13.2%에서 2022년 15.3%까지 상승했다.


문제는 이번 해와 다음 해 근로소득세의 '나 홀로 증가'가 심화한다는 점이다.


이번 해 세수가 큰 폭으로 감소한 상황에서 근로소득세만 증가해 근로소득세가 전체 국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더 커질 전망이다. 내년에는 법인세 등 정부의 감세정책 영향이 본격적으로 세수에 반영된다.


정부는 내년 국세 수입을 올해 예산 대비 33조 1000억원(6.3%) 감소한 367조 4000억원으로 편성했다. 하지만 근로소득세는 올해 예산 대비 1조 5000억원(2.4%) 늘어난 62조 1000억원으로 예정됐다.


근로·자녀장려금 3조 5000억원을 포함하면 정부는 내년 실제 근로소득세가 65조원 이상 걷힌다고 보는 것이다. 이에 따라 내년 국세 대비 근로소득세 비중은 17.8%까지 상승한다.


반면 올해 기업실적 악화로 내년 법인세는 77조 7000억원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국세 대비 법인세 비중은 2017년 22.5%에서 내년에는 21.1%로 감소하게 된다.


기업실적 악화·민간소비 감소 등으로 역대급 '세수 펑크'
"직장인만 '탈탈' 털렸다"…근로소득세 지난해보다 더 걷혀

국세 중 가장 많이 감소한 세목은 법인세로 지난해 65조 6000억원보다 17조 1000억원(26.1%) 줄었다.


법인세는 경영실적을 토대로 신고·납부하는 신고분과 법인이 지급받는 이자·배당 소득 등에 대해 납부하는 원천분으로 나뉜다.


이 중 기업실적 악화의 영향으로 법인세 신고분은 지난해 55조 4000억원 대비 36.3%(19조 1000억원) 감소했다.


법인세 다음으로 감소 규모가 큰 세목은 소득세 중 양도소득세다.


양도소득세는 1년 전 20조 7000억원 대비 11조 1000억원 감소했다. 전년 동기 대비 53.6% 줄어든 것이다.


법인세와 양도소득세 등 2개의 세목이 30조 2000억원, 전체 세수 결손의 70%를 차지한다.


7월까지 누적 소득세 감소(12조 7000억원)는 87%가 양도세 감소에서 비롯됐다. 자영업자와 개인사업자 등에 부과되는 종합소득세도 12조 4000억원으로 1년 전(14조 8000억원)보다 16.2%(2조 4000억원) 감소했다.


부가세는 56조 7000억원으로 1년 전(62조 9000억원)보다 6조 1000억원(9.7%) 줄어들었다. 부가세는 국내분과 수입분으로 구성된다. 민간소비 감소로 국내분이 1년 전(29조 5000억원)보다 3조 2000억원(10.8%) 감소했고, 통관 수입 감소로 수입분도 1년 전(33조 3000억원)보다 2조 8000억원(8.4%) 줄어들었다.


자산시장과 연계된 증여세(△0.9조원), 증권거래세(△0.7조원), 종합부동산세(△0.3조원) 등도 줄줄이 10% 이상 쪼그라들었다. 공시가격 하락과 지난해 통과시킨 세법개정의 영향으로 올 하반기 종부세는 예산(5조7000억원)보다 크게 덜 걷힐 전망이다.


상반기 종부세는 작년 종부세의 분납분으로 아직 올해 고지되는 종부세는 반영되지 않았다.


고 의원은 "경기 악화와 감세정책의 영향으로 법인세, 양도세, 부가세 등 세수가 줄줄이 쪼그라들었는데, 유리 지갑인 직장인이 낸 세금만 증가하고 있다"며 "과세 속도에 정작 브레이크가 필요한 이들은 대기업이 아니라 직장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기업에 세금을 깎아주면 투자가 증가해 세금이 늘어날 것이라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막대한 세수 펑크로 세수만 축냈다"라고 지적했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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