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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남방 K금융]"강도 높은 현지화로 정책자금 보태는 은행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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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국내 기업 지원하기 위해 홍콩 나온 게 아니라, 돈 벌러 왔습니다. KDB산업은행이 국내에서 정책금융을 하다 보면 손실을 볼 수도 있는데 해외에서 돈을 많이 벌어 한국에 보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지난달 27일 홍콩 국제금융센터(IFC)에서 만난 이영재 KDB 홍콩 법인장은 산은 홍콩 법인의 존재 목표를 이같이 설명했다. 이 법인장은 "KDB 홍콩 법인의 모토는 '프로핏 센터(profit center)'"라면서 "어떤 점포는 해외에 나간 기업들을 위해 세우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곳은 돈을 벌어 국내 정책 금융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은행업을 통해 벌어들인 돈을 정책금융에 투입하는 산은의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국제금융센터인 홍콩에서 수익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新남방 K금융]"강도 높은 현지화로 정책자금 보태는 은행 되겠다" 이영재 KDB 홍콩 법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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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동걸 산은 회장은 올해 9월 기자간담회에서도 유사한 발언을 했다. 이 회장은 "20년 뒤 산은 전체 수익의 절반을 국제금융에서 벌고 이를 기반으로 국내 산업을 지원하는 체제로 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정체 상태에 빠진 국내 은행업의 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정책자금에 필요한 자금은 이제 해외를 통해 벌어들이기 위한 노력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산은 홍콩 법인은 한국계 기업을 상대하기보다는 비한국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재 대출 비중에서 비한국계 비중이 80%, 한국계 기업 비중은 20%다. 이 법인장은 "기업금융만 두고 봤을 때 홍콩 시장은 마진 폭이 높다"면서 "현지 금융시장에서 돈을 버는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산은은 최근 빠른 속도로 산은 홍콩 법인의 자산 규모 등을 키우고 있다. 2017년 13억달러 수준이었지만, 올해 10월에는 23억달러 수준이 됐다. 이 법인장은 "2024년까지 자산 규모를 50억달러를 늘릴 계획"이라면서 "이 정도 규모가 되면 4000만~5000만달러 수준의 순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콩 금융시장에서 뿌리를 내려 돈을 벌겠다는 일련의 노력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홍콩 금융시장은 글로벌 IB들이 주도하는 신디케이트론 등에 국내은행 지점들이 하위파트너로 참여하는데, 산은 홍콩 지점의 경우 금융주선은행(MLA)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 법인장은 "MLA 지위로 딜에 참여했다고 해서 온전히 금융시장의 프리미어리그에 뛰는 것은 아니다"면서 "대출 등이 있을 때 기업들과 함께 소싱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계 은행들이 홍콩과 같은 국제금융중심지에서 글로벌 은행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노력이 필요하다.


이 법인장은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클라이언트 베이스를 갖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에서 진행되는 딜 등에 참여해도 소싱 등에 참여하지 않다 보니 기업들과 접촉할 기회가 적어 네트워킹이 어렵다. 그는 "(글로벌 은행들이 주선한) 신디케이트론에 참여하는 게 가장 손쉽게 자산을 늘릴 방법이지만, 기업과 1대 1 관계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인력의 현지화 역시 강조했다. 이 법인장은 "사람과 영업체계, 심사체계 모든 것이 현지화가 되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일본의 미즈호 은행의 경우 직원이 1000명이면 일본인은 100명도 안 되는데, 이들은 모두 관리 등의 역할을 맡고 영업을 하는 사람들은 현지인"이라면서 "과거에는 한국계 기업들을 상대로 했을 때는 한국식대로 하는 게 맞지만, 이제 환경이 달라졌으니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콩=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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