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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뭔데 쓰라 마라야!" 알바생, '노마스크족'에 속앓이

수정 2020.09.17 10:59입력 2020.09.17 10:59

편의점, 카페 등 마스크 미착용 고객 여전
알바생들, '노마스크' 고객에 불안함 호소
전문가 "마스크 착용 요구에 점원 폭행하는 손님들, 일종의 '갑질'"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 중인 지난 15일 서울 광화문 인근 한 카페에서 시민들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코로나 걸릴까봐 두렵죠.", "마스크 써달라고 하면 욕하고…말도 못해요."


편의점, 카페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알바생)들이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고 출입하는 '노마스크' 고객들로 인해 속앓이를 하고 있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손님을 상대로 물건을 계산하는 과정에서 사실상 밀접 접촉을 하다보니 코로나19 감염 우려도 높다. 여기에 일부 손님은 마스크 착용 요청 알바생에 아예 적반하장 태도를 보인다.


'어디 손님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냐며 폭언은 물론 폭행까지 이어진다. 전문가는 알바를 하는 청년에 대한 명백한 갑질이며 일부분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분노 표출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최근 알바생들이 모인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마스크 미착용 손님으로 인한 고충을 토로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자신을 편의점 알바생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마스크 안 쓰고 들어와서는 큰 소리로 말하고 기침하며 나가는 손님들 때문에 미치겠다. 편의점은 왜 제대로 단속을 안 하는 거냐"며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가게에 못 들어오게 해야 하는 거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카페 알바생들의 사정도 이와 다르지 않다. 서울 마포구서 카페 알바를 하는 대학생 김모(25)씨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와도 지인들이랑 대화하는 과정에서 마스크를 내리는 이들이 많다. 또 마스크를 쓰고 가게에 들어와도 주문한다고 마스크를 내리는 손님들도 적지 않다"면서 "마스크를 착용해달라고 요구하고 싶지만, 혼자서 카페 알바를 하다 보니 무서워서 잘 못 하겠더라"고 하소연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마스크 미착용 고객들로 인한 고충을 토로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사진=네이버 화면 캡처.

더 큰 문제는 마스크 미착용 등과 같은 방역지침을 지키지 않을 경우, 집단감염 사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데 있다.


지난 8월 경기 파주 한 스타벅스 매장에선 66명이 집단 감염됐고, 서울 강남구 할리스커피 선릉역점에서도 손님 등 16명이 확진됐다. 이는 카페 내에서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행위만으로도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다 보니 알바생들은 마스크 미착용 고객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 양천구 한 편의점 알바생은 "밤이 되면 취객들이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 술을 사러 온다. 이런 손님들이 한둘이 아니다"며 "마음 같아서는 마스크를 하지 않은 손님들을 출입금지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손님들도 마스크를 하지 않은 손님을 보면 그냥 물건을 내려놓고 나가더라"며 "나 또한 마스크를 끼지 않는 손님들을 보면 너무 찝찝하다"고 털어놨다.


상황이 이럼에도 일부 알바생들은 '노마스크' 손님에게 마스크 착용 등과 같은 방역지침 준수를 적극적으로 요구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노마스크' 손님에게 마스크 착용을 요구했다가 되레 폭언이나 폭행 등을 당한 사건이 일어난 바 있다. 지난 7월 대구의 한 카페에선 남성 손님 2명이 마스크를 써달라고 요구한 직원에게 침을 뱉어 경찰에 붙잡히는가 하면 지난 9일에는 한 30대 남성이 마스크 착용을 요구한 편의점 주인을 폭행한 혐의로 입건됐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토론방 게시판에는 마스크 미착용자에 대한 처벌 강화를 요구하는 내용의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토론방 캡처.

이렇다 보니 마스크 미착용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지난 11일 청와대 국민청원 토론방 게시판에는 '마스크 미착용자에 대한 처벌 강화 및 계도기간 단축'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마스크 의무화가 시행됨에도 불구하고 손님에게 마스크 착용을 요구하면 폭언과 욕설 심지어 폭행까지도 일어난다"면서 "또 마스크를 요구했단 이유 하나만으로 신변위협까지 받는다"고 토로했다.


이어 "처벌규정이 강력해져야 직원, 사장 등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을까 싶다"며 "미착용 손님을 계속 신고할 수 없는 자영업 종사자들의 안전을 위해 근로자들을 위한 안전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문가는 일부 손님들이 자신보다 약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자신의 스트레스를 푸는 일종의 '갑질'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코로나19 감염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다들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마스크를 착용해달라'는 요청은 당연한 거다. 고객들이 마스크 착용 요구를 한 주체에게 분노를 표한 거라고 보기보다는, 현재 상황에서 받는 피해로 인한 막연한 불만이나 불확실성, 불안감, 분노를 표출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람들은 힘이 있는 사람 또는 예의를 지켜야 할 상황 등 조건에 따라 분노를 억제한다. 억제하면 나중에 더 강한 분노를 표출하게 되는데, 특히 나보다 약한 존재를 상대로 분노를 표출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행동은 일종의 갑질이라고도 볼 수 있다"며 "최근 약한 존재에게 분풀이하는 현상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데, 다들 피로감이 커지고 있어 전보다 더 심화돼 드러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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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신규환자 153명…이틀 연속 늘어(상보)
수정 2020.09.17 09:49입력 2020.09.17 09:49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 되면서 헌혈자가 줄어든 가운데 16일 서울 강서구 대한적십자사 서울중앙혈액원에서 관계자가 보관소를 정리하고 있다.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이날 혈액보유량은 3.8일분으로 집계됐다. 지난 8일 5일분 아래로 떨어진 후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달 중순 이후 200곳 이상 학교ㆍ기관에서 단체헌혈을 취소한데다, 의료진 단체행동이 끝나면서 혈액사용량이 늘면서 수급이 어려워졌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17일 확인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환자는 153명으로 집계됐다. 국내 지역감염 환자가 145명으로 이틀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100명대 중반대로 늘었다. 해외유입으로 추정되는 환자는 8명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가 이날 오전 0시 기준으로 발표한 코로나19 국내발생현황 자료를 보면, 153명이 새로 확진돼 국내 누적환자는 2만2657명으로 증가했다. 이번 주 들어 100명대 초반까지 떨어졌으나 다시 주 중반으로 들어서면서 느는 모양새다. 국내 발생 신규 확진자 규모는 이번 주초 사흘간 두 자릿수였는데 전일(105명)에 이어 이날까지 느는 등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 환자가 대부분이다. 서울이 63명(해외유입 1명 포함), 경기가 54명(해외 2명), 인천이 7명으로 이날 전체 확진자의 80%가 넘는다. 수도권 누적 환자는 9768명으로 1만명에 육박하는 규모로 늘었다. 비수도권 가운데서는 충남에서 10명(해외 1명), 경북에서 6명, 경남에서 3명이 새로 확진판정을 받았다. 나머지 지자체는 신규 환자가 없거나 1~2명 수준이다.


해외에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는 환자 8명 가운데 검역단계에서 확인된 이가 2명, 나머지 6명은 지역사회에서 파악했다. 내국인이 5명, 외국인이 3명이다. 위중ㆍ중증환자 수는 전일과 같이 160명이며 어제 하루 5명이 숨져 누적 사망자는 372명으로 늘었다. 전일 233명이 격리해제돼 격리돼 치료중인 환자는 2742명으로 다소 줄었다.

강도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이날 회의에 앞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여전히 100명대를 이어가고 있으며 아직 2800여명이 치료받고 있다"며 "이동량이 많은 추석이 2주 앞으로 다가온 만큼 더더욱 안심할 수 없는 시기"라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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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노조, '공짜노동' 분류작업 21일부터 전면거부(종합2보)
수정 2020.09.17 11:54입력 2020.09.17 11:49

택배 분류작업 중단 찬반 투표서 95% 찬성
추석 앞두고 총파업…물류대란 오나

17일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대회의실에서 '택배노동자 분류작업 전면거부 돌입 및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 입장발표'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정동훈 기자] 일부 택배기사들이 이달 21일부터 분류작업을 전면 거부하기로 했다. 추석을 열흘 앞두고 택배 수요가 많아지는 상황에서 자칫 '물류대란'으로 이어질 위험이 커졌다.


노동ㆍ시민단체들로 구성된 '택배 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17일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4000여명의 택배기사들은 오는 21일부터 공짜노동인 택배 분류작업을 전면 거부한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14∼16일 택배기사들을 대상으로 분류작업 전면 거부를 위한 총투표를 진행했다. 투표에는 민주노총 택배연대노조 조합원을 포함한 4358명이 참가해 4160명(95.5%)이 작업 거부에 찬성했다.


택배기사들은 물류창고 컨테이너에서 자신이 배송해야할 지역으로 갈 택배물량을 골라내는 '분류작업'을 진행한 후 최종 목적지로 물건을 배달한다. 하지만 택배기사들은 배달 건수에 따라 수수료를 받기 때문에 분류작업에 대해서는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올들어 신종 코로나감염증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로 배송물량이 급증하고 분류작업에 할애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택배기사들의 과로사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책위는 "하루 13∼16시간 노동의 절반을 분류작업에 매달리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 작업에 대해선 단 한 푼의 임금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지난 10일 분류작업에 필요한 인력을 충원하라고 택배업계에 권고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14일 택배기사들의 과로 문제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당부했다. 박석운 대책위 공동대표는 이날 "대통령까지 나서 대책 마련을 지시했지만 택배회사들은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있다"고 비판했다.


택배기사들은 택배회사들이 과로사 예방대책을 내놓을 때까지 집단행동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번 분류작업 거부에 참여하기로 한 택배기사 4000여명은 전체 기사의 10% 수준이다. 이들의 작업 거부가 현실화 되면 택배대란은 일부 지역에 국한돼 발생할 수 있다.


택배사들은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다음주 추석과 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물동량 증가폭이 더욱 가팔라질 가능성이 크다. 중견 택배사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일부 인력이 작업거부에 나서는 만큼 일정부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다만 4000여명의 참가인력이 각 사에 분산된 데다, 택배사들이 추석명절 기간을 맞아 특별대책기간에 돌입한 까닭에 실제 영향은 크지 않을 수 있단 관측도 제기된다. 최근 CJ대한통운 등 일부 택배사는 각 허브·서브터미널에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업무효율화도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4000여명이 참여하긴 하나 18개 택배사에 산재됐고, 각 택배사도 그간 인력확충 등을 지속 진행 해 온 만큼 실제 대란이 빚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면서 "연휴를 전후로 한 기간 작업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전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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